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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노그라퍼 - 1975-2015 공연.영화.전시 공간을 창조하는 사람들
뤼크 부크리스 외 지음, 권현정 옮김 / 미술문화 / 2017년 2월
평점 :
<시노그라퍼>라는 단어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시노그라퍼는 공연, 영화, 전시 공간을 창조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한정된 공간 내에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공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건축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 분야도 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사실 시노그라퍼의 세계를 좀 더 잘 이해할수록 도와준다기보다는 시대별로 시노그라퍼들이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차분하게 잘 정리해놓은 연대기에 더 가까운 책이다. 작가별로 간단한 이력과 평소에 그들이 그들의 작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요약해놓고, 가장 대표적인 작품을 몇 개 보여주는 식이다.
개인적으로 시노그라퍼의 세계가 이렇게 다양한 줄은 미처 몰랐다. 사실 공연이나 전시회를 가면 새로운 영감을 받기도 하고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영구적으로 남는 공간이 아니라 언젠가 없어질 공간을 기획한다는 점에서 좀 더 표현의 자유로움이 있지 않나 싶다. 영화나 연극의 배경이 되는 공간이라면 그 작품의 내용을 가장 잘 살려낼 수 있도록 기획해야하고, 전시 공간이라면 관람객들이 이동하면서 그 전시의 주제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짜야 한다. 프랑스라는 국가에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시대별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시노그라퍼 분야에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상당히 놀라웠다. 하기는 분명히 누군가는 해야되는 일이기 때문에 건축과 비슷해보이지만 오히려 예술적인 창작 활동에 더 가까워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작가 이력들을 보면 건축가보다는 예술가에 가까운 사람들이 더 많은 활동을 했다.
약간 연대기와도 비슷한 성격을 지닌 책으로, 평소에 시노그라퍼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각 작가별로 사진 몇 장 밖에 남아있지 않아서 디테일한 내용은 찾기 어렵지만, 대략적인 흐름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