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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에 관련된 여러 서적들을 읽어봤지만, 이 책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도 보기 어렵다. 단순히 나의 마음가짐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리고 인류가 이루어놓은 업적들이 결국 고고한 이상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에 충실하기에 이뤄낸 결과물이라는 결론이다.
사실 이 책을 실제로 읽기 전에는 좀 딱딱한 내용일 듯 하여 한동안 방치했었다. 그래도 이왕 있는 책 한 번 읽어보기나 하자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이렇게 신선하고 재미있는 문장은 참 오랜만이었다. 다윈의 진화론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인간의 본성을 진화론과 연결시켜 발전한 이론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사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한다는 지시하는 듯한 권유는 뭔가 계속 해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지게 한다. 물론 행복론을 알리는 사람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계속 목적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마저도 무척 피곤해진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내용은 그와 반대로 우리가 하는 일들이 순수하게 살아남기 위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하니 약간 황당하면서도 저절로 이해가 된다.
결과적으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의 본능에 충실히 따르면 된다는 저자의 논리가 꽤나 합리적이다. 물론 그 본능의 정도는 각자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말이다. 이런 논리를 최근 사회현상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최근들어 미혼 남녀들이 결혼을 필수 사항이 아닌 선택 사항으로 많이 여기고 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를 이 책의 논리로 풀어낸다면 이제 두 사람이 같이 사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이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더 쉽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약간 부족하더라도 두 사람이 사는 것이 더 많은 도움이 되었었는데, 이제 아이 한 명으로 인해 변화되는 경제적으로나 개인적인 정서적 풍요로움이 반감되는 현실이 반영된 현상이다.
행복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보다 합리적인 답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아마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