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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랑 비네 지음, 이주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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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독일이 유대인, 그리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행한 짓은 이미 많은 영화와 책으로 만들어져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어떻게 한 사람의 광기가 이렇게 빨리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되는지 그 이유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 그 행위가 그 누구에게도 용납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유대인 말살작전을 계획했던 하이드리히의 암살을 다룬 이 책은 그 어떤 소설보다도 사실적이고 논리적이다. 작가의 가장 큰 권한이라고 할 수 있는 임의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전달하기 위해 매우 큰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이 책 곳곳에 보인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하이드리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가 행한 일들을 읽고있자니 나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도대체 인종이 무슨 상관이 있길래 무고한 사람들을 아무 이유없이 학살을 하고자 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순전히 자신이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존재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비윤리적인 방법과 확실한 실행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아무튼 이 무시무시한 자를 없애기 위해서 영국은 특수 요원을 파견했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지만, 조직의 밀고자만 없었더라면 암살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모두 전쟁이 끝나고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역사는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법이다. 가만히 있으면 될 일을 왜 굳이 나서서 작은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했던 것인지 나는 지금도 이해가지 않는다. 

히믈러의 두뇌라고까지 불렸던 하이드리히는 죽어서도 그가 하고자 했던 일들을 모두 해냈다. 수만명의 유대인들을 포로수용소로 보내고 학살을 자행했으며 그로 인해 세계의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잔혹한 일들을 했기 때문에 굳이 말려들고 싶지 않았던 다른 국가들의 참전을 이끌어내고 결국은 패전하고 말았다. 전쟁이 끝나고 오랫동안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지만, 최근에는 유럽에 있는 국가 중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과거의 영광을 조금씩 재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순수한 독일 혈통이라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이 모든 것을 계획했던 하이드리히의 생애를 되짚어보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 본다. 

이 책을 통해 '유인원 작전'이라고 불리웠던 하이드리히 암살이 어떻게 계획되고 마무리되었는지 모든 세부 사항을 알 수 있다. 제 2차 세계대전의 중요한 사건의 전말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꼼꼼하게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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