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용도 (양장)
니콜라 부비에 지음, 티에리 베르네 그림, 이재형 옮김 / 소동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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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여행자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시작하는 여행도 있지만, 굳이 내가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현지에서 직접 필요한 것들을 조달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꿈꾸지만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상상만 하던 삶을 실천으로 옮겼다. 예전에는 여행을 다니기가 더 쉽지 않았을텐데, 털털거리는 고물차를 가지고 지금도 낯선 곳을 여행했다니 대단할 따름이다. 

전반적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느꼈던 느낌을 중심으로 쓰여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세상'이라는 곳이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실감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로부터도 좋은 점을 배울 수 있고, 오히려 많이 배운 사람들에게서 더 배울 것이 없는 경우도 있다. 어떤 물건이든 제대로 써야 그 진가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법이다. 여느 유럽의 귀족들처럼 유럽 명소를 다닌 것이 아니라 그 누구도 제대로 가보지 않았던 곳에서 현지인처럼 생활했다는 사실이 무척 부럽기도 하다. 

사람마다 각자 다른 개성을 지닌 여행 이야기를 읽는 것은 무척 즐겁다. 이 책에 나오는 두 청년의 문화적인 장벽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는 모습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마 현지인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여러 여행기를 읽어봤지만 이처럼 소탈하고 개방적인 여행자도 무척 드물다. 아마 나라면 이런 로드 트립은 꿈도 못 꾸는 일이다. 그냥 발길 닿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움직이는 여행이니 말이다. 먼지 풀풀 날리는 여행자의 삶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정답이다. 아마 저자와 함께 걱정하고 웃다보면 어느새 책장의 마지막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조금 색다른 여행기를 찾는 독자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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