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삼킨 소녀 스토리콜렉터 2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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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가정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이 책을 읽으면 다시금 깨닫게 된다. 성장기에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고 자라지 못한 소녀가 유년기에 겪는 격동의 시간이 과연 그녀의 잘못만은 아닌 듯 하다. 물론 도덕적으로는 잘못된 것이 맞지만 그런 잘못을 바로 잡아줄 부모가 없었으니 무조건 아이의 탓만 할 것도 아니다. 굉장히 순수한 소녀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남녀 관계에 호기심이 많은 10대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너무나 시골이라 특별히 유흥 거리가 없는 미국의 한 마을에서 자란 셰리든은 부모님의 사랑이 무척 절실했다. 평소에 책을 좋아해서 여러가지 책을 읽곤 했는데, 우연히 읽게된 한 소설을 통해서 육체적 쾌락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주변의 남자들에게 눈을 돌리게 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동년배보다는 본인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들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아마 무심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어난 일이 아닐까 싶기는 한데, 안타까우면서도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작품에서는 여주인공이 무척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여자 아이로 등장한다. 이렇게 어린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에서 비도덕적인 이야기를 다루어도 되나 싶기는 하지만 이것 또한 사회적인 하나의 현상이라고 보면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이야기다. 사실 한국에서는 이런 아이들이 별로 없어서 깊은 공감이 가지는 않지만, 미국에서는 다소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이라 고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이 성에 눈을 뜬다고 알고 있다. 아마 이렇게 문화적인 공감대가 다른 덕분에 우리 나라에서는 전혀 볼 수 없던 새로운 소설이 등장했다. 셰리든이 여기에서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도피하려는 생각을 줄곧 가지고 있었는데, 사실 이 소설의 뒷 편을 보면 이 때보다는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킬링 타임용으로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대단한 문학적 가치라든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작가가 그동안 내면에 가지고 있던 판타지가 자연스럽게 소설 작품으로 표출된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현재 작품보다는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가 더욱 기대된다. 자신의 마음 가는대로만 행동했던 셰리든이 이후 작품에서는 좀 더 철든 모습으로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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