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신연의 1
허중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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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봉신연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일본 만화를 통해서였다. 그 당시 상당히 인기있는 만화 중의 하나가 바로 일본판 봉신연의였는데, 거기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꽤 귀여운 편이었다. 그 때 만화 내용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원래 봉신연의의 내용과는 크게 상관이 없고, 다만 주요 인물의 캐릭터만 빌려쓴 듯 하다. 아무튼 봉신연의가 원래 중국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원문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사실 지금까지 완벽하게 번역한 완역본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솔출판사에서 제대로 번역한 판본이 나와서 기쁜 마음에 읽게 되었다. 

현재 3권까지 읽었는데, 일단 무척 재미있다. 사실 중국 소설의 특징 중의 하나가 등장인물이 많고 이야기가 방대해서 과연 제대로 이해하고 읽을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번역도 쉽게 잘 되어있고 등장인물 소개나 배경 설명이 적절하게 이루어져 처음 중국 소설을 접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무려 7권의 두툼한 책으로 이루어진 시리즈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약간의 독서 연습만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의 구성이 탄탄하다.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고전이 왜 고전인지는 이 책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대로 달기의 미색에 빠져 주왕이 국사를 돌보지 않게 되자 나라는 점점 망해간다. 이 상황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신하들은 결국 새로운 왕을 내세우게 되고 기존 왕조를 유지하려는 자들과 새로운 왕조를 일으키려는 자들의 전쟁이 바로 봉신연의이다. 단순히 싸움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과 신의 모습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환상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신이 존재했다니 중국의 사상도 꽤나 복잡한데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세부적인 역사적 배경은 차지하고라도 신묘한 도술과 각종 무기들이 정신없이 등장하는데,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발휘되는지 이 책을 통해서 여실히 알 수 있었다. 봉신연의에 등장하는 인물 중 유명한 인물은 강상, 나타, 달기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특히 강상의 경우에는 훗날 강태공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나이가 많기는 하나 워낙 신기한 재주를 가지고 있어서 주나라를 새로 세우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야기의 결말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대로 새로운 왕조를 세우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무척 길고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봉신연의는 세상에 알려진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야기 중의 하나이다. 오히려 제대로 된 완역본이 이제서야 나왔다는 사실이 의아할 따름이다. 그래도 이제라도 나온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작품을 제대로 알릴 수 있게 되어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번 판본 외에도 이미 오래 전부터 봉신연의는 여러 판본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판본을 하나 골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는 것만큼 흥미진진한 경험이 없을 것이라 자신한다. 특히 중국 고전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무조건 이 책은 읽어보길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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