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린의 살인광선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준수 옮김 / 마마미소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가장 눈길을 끌었던 문구가 '레이저'를 발명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레이저의 발명자가 말했던 말이었다. 인간의 상상력이 실제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소 황당한 내용의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의 증명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이 쓰여질 당시만 하더라도 레이저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모든 것을 죽일 수 있는 '살인광선'을 발명한 가린은 좋은 곳에 쓰기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문명의 이기를 적극 활용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미 가린이 살인광선을 발명한 이후부터 시작된다. 이왕이면 그가 발명하는 과정까지 나왔으면 좋으련만, 거기까지 이야기를 이어가기에는 너무 장대한 드라마가 될 수도 있어서 적당한 지점에서 끊었나보다. 다소 촌스러운 표지와 제목, 그리고 거친 서사의 작품이기는 해도 전체적인 이야기가 시사하는 점은 상당히 놀랍다. 단순히 과학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추리 소설과 모험 소설, 그리고 정치적인 이야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가 섞여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레이저가 발명된 이후로 영화나 실제 과학적으로도 적극적으로 우리 생활에 사용되었다. 이 책에서는 먼 거리에서 건물을 파괴하거나 사람을 죽이는 용도, 그리고 지구의 깊숙한 곳까지 굴착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광선이지만, 실제로 그 사용 가능한 폭은 더 넓다. SF 영화에서 전쟁신이면 꼭 등장하는 것이 레이저 광선이고, 또 광선검이라는 소재도 등장해서 엄청난 인기를 끈 적도 있다. 물론 그 광선검은 빛의 성질 때문에 실제로 구현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과학자들의 의견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 외에도 의학이나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레이저이다. 그런 레이저의 발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소설을 읽는다는 사실이 매우 감격스러웠다.

이 작품에는 레이저의 발명자인 가린과 엄청난 부에 대해 욕심을 부렸던 롤링, 권력에 대한 욕망을 가진 조야, 소비에트 사상의 적극적인 추종자인 셸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같은 물건을 보고도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놀랍다.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좀 더 건설적인 일에 사용하지 못하고 순전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그 지식을 활용했다는 것이 좀 안타깝다. 아무튼 특히 과학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충분히 즐거움을 안겨줄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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