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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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표지에 섬뜩한 제목을 가진 이 소설은 생각보다 신선하다. 여러 사람의 시점을 오가며 하나의 큰 이야기 흐름을 만들어내는데, 최근 들어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도 참 오랜만에 만났다. 살인 사건을 주제로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짜릿함이 굉장하다. 사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설정이 조금 우연성이 강하고 어떻게 보면 허술한 면도 있는데, 그래도 계속 이어지는 의외의 사건들이 끊임없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건의 발단은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의 대화였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우연에서 비롯될 수도 있지만, 여기서의 설정은 마치 영화에서나 볼 법한 만남이기는 했다. 그러나 이 덕분에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매우 흥미진진해졌다.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도 하고,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도 일어나는데, 나중에 알고보면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연결고리가 된다. 정말 못된 사람이라서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겠다. 아무래도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이기 때문에 이런 발상이 좀 더 자유롭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죽어 마땅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터이고, 그 때문에 못된 짓을 하기도 할 텐데 그렇다고 해서 선택이 살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이 작품에 나오는 사람들은 살인을 마치 생활처럼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약간 문화적인 충격이 있기도 했지만 이런 상황도 매우 독특하다고 여겨졌다. 


생각지도 않았던 인물들이 튀어나오면서 무척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옮겨다니면서 다양한 시각을 거친다. 서로를 속고 속이며, 때로는 오해도 하는 상황들이 무척 흥미롭게 전개된다. 여느 소설처럼 반전이 한 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나오니 독자들은 여기서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상황에 대해 신선함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실마리를 계기로 진실을 발견하게 될지 살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이다. 워낙 이야기를 다루는 재주가 뛰어난 작가이다보니, 자칫 깜박 속아 넘어가기 쉽다. 마지막까지 의미 심장한 문구를 남기는 재주를 보면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을지 무척 궁금해졌다. 무더운 여름에 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줄 소설을 찾고 있다면, 단연 이 책을 추천한다. 아마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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