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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인터뷰 특강
지승호 지음 / 오픈하우스 / 2016년 4월
평점 :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지만, 인터뷰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이번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컨텐츠를 창출한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라도 분명 의미있는 일이기는 하다.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실제로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은근히 몇 명 안되기 때문이다. 내 말을 진정으로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온전히 내 목소리를 담아 세상에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나름 위안이 되고 그 사람의 신뢰도를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저자는 그런 인터뷰이들의 욕구를 잘 담아내서 사람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해주었다. 그리고 십수년동안 그가 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 오롯이 담아내었다.
인터뷰 전문가라서 그런지 이 책도 인용구가 굉장히 많이 담겨있다. 천천히 글을 읽지 않으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그가 한 말이고 인용구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이 책의 절반은 인용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인용의 출처는 대부분 그가 그동안 진행했던 인터뷰 내용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굉장히 잘 정제된 문장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는 다소 날 것 같은 이 책의 문장들이 조금은 낯설다. 그 말을 한 사람들이 했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는 것은 그 때 그 사람의 생각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져오는 느낌이다. 작은 한 권의 책에 그동안 저자를 거쳐갔던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다보니, 조금은 정신없기도 하다. 그래도 이 책이 좋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그 모든 인용문이 어설프지 않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에 맞춰서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할 때는 자신의 목소리보다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글이 써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인터뷰 기사만큼은 최대한 저자의 목소리를 빼고 진짜 상대방의 이야기가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요즘 세대는 영상에 익숙하다보니 긴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난독증이 있다고 해야하나. 그들이 이해하기 어렵지 않도록 너무 긴 문장은 지양한다. 옛부터 글을 잘 쓰려면 실제로 읽어봤을 때 호흡이 너무 길면 좋지 않은 문장이라고 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꾸준히 글쓰는 연습을 해야한다. 그리 대수롭지 않은 글이라도 그 하나의 글을 쓰기 위해서 필자는 수많은 탈고를 거쳤을 터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 수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비록 저자는 완벽하지 않다고 하지만, 좋은 인터뷰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참고해보아야 할 내용들이 가득하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들의 이야기를 나눠야하는 일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