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텨라, 언니들 - 원하는 삶을 살면서 "경계녀"로 살아남는 비결
전주혜 지음 / 북오션 / 2016년 2월
평점 :
직장을 다니다보면 높은 직급으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줄어든다. 다행인지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은 남녀의 비율이 5 : 5이고, 그 중에는 높은 직급의 여성들도 상당수 있으니 좋은 롤 모델들이 많다. 그러나 일반적인 다른 회사들을 보면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직장 여성의 비율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이 남자보다 공부를 못했던 것도 아니고, 업무 능력도 떨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직장에서 보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육아 때문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적정한 나이대가 되면 결혼을 한다. 결혼하고 아이가 없을 때까지는 싱글일 때와 마찬가지로 직장을 열심히 다닐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가 생기면서부터 시작된다. 아직 어린 아이는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존해야 하는데, 무의식 중에 가부장적인 의식 구조가 남아있는 한국 사회에서 육아는 대부분 엄마의 몫이다. 요즘 아빠가 많이 한다고 하지만, 아빠는 도와주는 존재이지 같이 하는 존재는 아닌 듯 하다. 한창 일을 해야할 시기에 육아까지 제대로 해내려니 결국 몸이 버티지 못하고 일을 그만드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워킹맘으로서 치열하게 살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다.
사실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비법은 책 제목에 나와있다. 아무리 힘들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더라도 일단 몇 년만 버티라는 것이다. 아이는 생각보다 금방 자란다. 2~3년만 버티면 어떻게든 아이는 스스로 큰다. 일에 욕심이 있는 여자라면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고, 그렇지 않고 육아에만 전념하겠다고 선택하는 여자는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그런데 나중에 아이가 크고 직장을 그만둔지 7~8년이 지나서 다시 일자리를 찾고자 한다면 젊을 때 다녔던 직장은 구하기가 거의 어렵다. 어렵게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파트타임이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면 지금 버티는 게 낫고, 그게 아니라면 직장을 그만두어도 상관없다. 이 책은 어떻게든 자신의 커리어를 지켜나가고 싶은 직장 여성들을 위한 조언이다. 지금 직장이 딱히 나의 꿈을 이루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곳이라면 그렇게까지 아둥바둥 버틸 필요는 없다. 그냥 적당히 다니다가 아이가 생기면 직장정도는 그만둬도 된다. 그러나 어느정도 경력이 쌓였고, 조금만 더하면 전문가의 영역에 들어설 수 있다면 그냥 그만두기는 좀 아깝다. 왜 가정의 모든 일은 여성이 해야하는가. 남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여성이 계속 직장을 다니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고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기서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것은 마음가짐이다. 모든 것을 수퍼우먼처럼 다 해내려고 하지 말고, 모든 것을 적당히 하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물론 전력을 다해야만 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것까지 다하려고 하면 결국 손해보는 것은 나 자신이다. 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걸었을 때, 아이만 바라볼 때 과연 나는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아이도 부담스럽고, 엄마도 힘든 일이다. 물론 아이가 할 수 없는 일을 도와주는 것은 맞지만,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을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엄마의 생각을 바꾸면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 집안 일과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워킹맘이나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직장인 여성들에게 이 책을 꼭 먼저 읽어보라고 권한다. 이 책을 통해 과연 내가 진짜로 필요한 삶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