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나비는 아직 취하지 않아
모리 아키마로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대학 생활 중에 음주를 빼면 상당 부분의 로망이 빠지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학생이 되면 꼭 음주를 하게 된다. 친구들끼리 친목을 다진다거나,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비교적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매개체 중의 하나가 알코올이다. 그런데 대학 동아리 중에 음주만을 목적으로 하는 동아리라니, 그닥 건설적이지는 않아도 인간관계를 돈독히 쌓기 위해서는 꽤나 괜찮은 동아리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른바 '추리' 동호회를 가입하기 위해 헤메다가 '취리' 동호회에 가입하게 된 대학 새내기이다. 항상 술을 마시고 이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동호회라고 하는데, 결국은 흥청망청 술을 정당하게 마시기 위한 동호회이다. 매번 같은 동아리 사람들과 술을 마시지만, 그 나름대로 편안함과 즐거움도 있다. 술을 마셔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알코올은 경직된 분위기를 적당히 풀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약간 황당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동아리이기는 해도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무척 재미있다. 주조장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주당 교육을 시켜왔기 때문에 왠만한 술로는 끄덕도 하지 않는 주인공은 대학교에 입학해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취리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면 미처 알지 못했을 사실이다.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게 같은 동아리 선배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을 느끼지만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동아리 활동을 계속한다.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될지 계속 미지수이지만, 나름 둘이 미묘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년동안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각 계절별로 일어났던 사건들이 엮어있어 아직 풋풋한 대학생들의 청춘 생활이 그대로 보여진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평소에는 그저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술을 마시면 그 사람의 본 모습이 살짝은 보여지는 것도 술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자신의 경험과 비교해보면서 이런 동아리에서 간접적으로 활동해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