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잠 밀리언셀러 클럽 145
가노 료이치 지음, 엄정윤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조용한 어촌 마을에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너무 작은 마을이고,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곳이라 범인이 이 안에 있다고 보기는 생각하기 어려웠지만 사람은 겉으로 보는 것과 실제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다르다. 유명한 추리소설에서는 대도시보다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이 더 흥미진진하다. 이 작품도 그와 비슷한 플롯을 가지고 있어 결말이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했다. 보기에는 무척 단순한 사건인데, 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그리 만만치 않다. 


사실 이 책의 기본 줄거리는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면 금방 나오므로 여기서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다. 그냥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들을 가감없이 풀어놓는 편이 이 책을 읽으려는 예비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이 책의 저자인 가노 료이치는 나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작가이기는 하다. 나름대로 해외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는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내가 모르는 작가들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 정말 소설의 세계는 넓은 듯 하다. 그래도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이나 인과관계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편이라 이질감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행위는 정말 있어서도 안되고 하지 말아야할 일이다. 그러나 재물에 눈이 멀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 결과 상대방에게는 평생 극복하지 못할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조금은 소심하지만 세심한 관찰력을 지닌 주인공 덕분에 사건의 실마리는 조금씩 풀려가기 시작한다. 전통적인 탐정이 그러하듯이 다른 사람들은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짚어내는 관찰력이야말로 사건을 해결하는 주요 열쇠이다. 요즘 나오는 추리소설들은 그런 점을 간과한 작품들도 많은데, 이 작품은 약간 폐쇄적이지만 반면에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다는 설정으로 오랜만에 정통 추리소설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한 것도 장점이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그래도 결코 후회는 없다는 시원섭섭함으로 마무리하는 깔끔한 작품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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