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여행기로 돈버는 방법

여행자의 글쓰기
정숙영 지음 / 예담 / 2016년 2월

몇 년 전에 여행작가가 되는 법에 대한 책을 본 적이 있다. 여러 여행작가들이 모여서 '여행작가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나름 객관적으로 쓴 책이었는데, 그 때 처음으로 여행작가란 어떤 사람들인지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여행 작가라고 하면 여행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으로 아마 여행잡지 기자와 전문적인 여행 작가를 좀 헷갈리는 개념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나보다. 여행작가가 어떻게 되는지, 여행기는 어떻게 쓰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또 이런 책들이 계속 출판되는 것을 보니 말이다. 

이 책은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금토일 세계여행'의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작가가 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 작가들이 그렇듯이, 어쩌다가 여행 작가의 길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여행이 좋아서 관련된 글을 쓰고, 일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여행 작가가 되어있더라라는 이야기다. 짐작하는 대로 여행 작가만으로 먹고 살기에는 벌이가 썩 좋지는 않다. 그러나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 작가가 되는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내가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것들을 실컷 보고 다른 사람들과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참 직장을 잘 다니다가 여행에 대한 상사병을 앓고 결국은 그동안 모은 돈을 싸들고 여행가는 사람도 은근히 많다. 젊을 때야 무엇을 해도 좋을 나이이니 그 때는 자신이 해보고 싶은 것을 해봐야 한다. 

실제로 여행기를 출판하려면 무엇부터 해야하는지, 그리고 책 한 권을 내면 돈은 얼마나 벌 수 있는지 등등 여행 작가가 되면 겪을 수 있는 모든 일들이 이 책에 실려있다. 막연하게 여행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려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무조건 읽어보길 바란다. 그동안 어떤 부분에서 내가 환상을 가지고 있었고, 또 어떤 장점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도 여행 작가가 무척 되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다 내린 결론은, 나는 전업 여행 작가가 되기에는 여행 작가의 단점을 모두 끌어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직업을 그대로 가지고, 나의 역량을 쌓은 후에 부업 정도로 도전하는 단계가 나에게는 딱 알맞을 듯 하다. 지금 쌓아놓은 나의 커리어를 버리기에는 나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매우 좋아한다. 

여행 작가 지망생은 당연히 이 책을 읽어야겠지만, 그 외에도 여행을 좋아해서 좀 더 좋은 여행기를 쓰고자 하는 사람들도 이 책을 읽어보면 좋다. 어떻게 여행 가방을 싸는지, 그리고 예약하기 좋은 사이트 등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이라면 관심있을만한 정보도 쏠쏠하게 실려있다. 그리고 내가 다닌 여행 소재로 짧은 칼럼이라도 쓸 수 있을지 누가 아는가. 뭐든 더 알아두면 나쁠 건 없다. 여행을 좋아하고, 글쓰기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