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는 공포 미스터리

흉가 ㅣ 스토리콜렉터 40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3월

나는 미신을 그리 믿는 편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는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을 봤을 때 나쁜 기분이 들었다면 그리 썩 좋은 징조는 아니다. 이것은 집에도 해당된다. 어떤 집에 가면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집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집을 가면 왠지 모르게 정신없다는 생각이 드는 집도 있다. 주인공인 쇼타는 그런 느낌을 잘 받는 편인데,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이사를 가게 된 집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그리고 이 집에서는 계속 이상한 것들이 나타난다. 과연 이 집에서 예전에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파헤치는 과정이 바로 이 소설의 줄거리다. 

사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은 이번에 처음 접해본다. 공포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그리 익숙하지는 않은 편이라, 과연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무척 궁금했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독자의 시선을 강력하게 사로잡는 작가의 필력이 만만치않게 강력하다. 집 하나를 주제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것인지 신기할 정도이다. 아직 힘이 없는 초등학생의 입장에서는 부모님에게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자는 주장을 부탁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이렇게 절실하게 집에 나쁜 기운이 깃들어 있는 경우도 있을까 싶을 정도로 결말이 충격적이다. 

겉으로는 평안해보이지만, 안으로는 썩을 대로 썩어서 더 이상은 구제되지 않을 정도로 끝까지 가버린다면 이것보다 더 끔찍한 일도 없을 터이다. 아마 어린 아이의 영혼이 순수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의 눈으로만 진짜 귀신이 보인다는 설정도 무척 독특하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뭔가 알 수 없는 공포가 시시각각 다가온다는 설정 덕분인지 책을 읽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미쓰다 신조라는 작가를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어 무척 기쁘다. 워낙 새로운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출판계이지만,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서 결국 주인공은 어떻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