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물건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집이 깨끗해졌어요 - 내 인생의 반전 정리 수납 성공기
와타나베 폰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15년 12월

평소에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정리법에 관련된 책이 나오면 관심있게 보는 편이다. 이 책은 물건이 가득 쌓인 집에서 어떻게 하면 정리를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저자가 마침내 집을 깨끗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낸 뒤 그 과정을 재미있는 만화로 그려놓았다. 인생이 바뀔만큼 엄청난 정리를 했다고 해서, 과연 어떤 정리법이 실려있을지 궁금했었는데 저자는 정리의 기본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집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이 책의 처음 도입부는 저자의 엄청나게 지저분한 집안 소개로부터 시작한다. 무엇이든 집에 한 번 들어오면 버릴 줄을 모르는 성격 탓에 그리 넓지 않은 집안은 항상 물건들로 가득 쌓여있었다. 사실 나도 물건 버리는 것을 잘 못하는 성격이다보니, 저자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우리집이 저자의 집처럼 물건이 여기저기 쌓여있지 않은 이유는 나와 함께 사는 부모님이 워낙 지저분한 것을 못 보고 조금 쓰지 않는다 싶은 물건은 잘 버리기 때문이다. 원래는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정리하는 습관이 길러지는 것도 있다. 

이렇게 물건 정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저자가 집안 정리를 하게 된 계기는 집에 놀러온 친구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나름대로 물건들을 분류해서 정리를 했다고 생각했으나, 물건들이 워낙 많다보니 2~3일만 지나면 다시 물건들을 찾느라 집안이 엉망이 되곤 했다. 곰곰히 원인을 분석해보니, 당장 쓰지는 않으나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서 버리지 않는 물건들이 너무 많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사실 안 쓰는 물건이 그리 많지 않으면 정리해서 중고 물품 시장에 내다팔아도 된다. 그러나 저자는 그렇게 하기에는 정말 너무나도 많은 물건들이 있었고, 그러면 또 물건이 팔리기 전까지는 집안을 깨끗하게 정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저자는 과감하게 안 쓰는 물건들은 모두 버리기로 결정했다. 몇 년동안 버리지 못했던 물건들을 버리기로 한 결심이 대단하다. 일정한 주기를 두고 집안의 각 부분들을 정리해나가다보니, 나중에는 집안 전체가 깨끗하게 정리되어 버렸다. 

일단 대대적인 정리를 한 이후에는 다시 불필요한 물건을 늘리지 않도록 한번 더 생각하고 구입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아무튼 일단 한 번 깨끗해진 집에 살면서부터는 다른 사람들도 집에 초대할 수 있고, 넓은 집에서 사는 느낌마저 되찾을 수 있어서 집 정리하는 것은 여러모로 좋은 일이다. 이미 기본적인 정리는 되어 있는 정리 중고수들에게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집을 제대로 정리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정리 왕 초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를 기본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