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나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노진선 옮김 / 솟을북 / 2007년 11월

이처럼 솔직하고 발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는 많지 않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모았던 책을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당시에는 내가 너무 어렸던 탓인지 나에게 잘 와닿지 않는 이야기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책장 구석에 처박아두었다가 최근에 다시 발견한 책이다. 그 때보다는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다시 읽어보자고 손에 잡아보았는데, 왜 이 책이 20~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었는지 그 진가를 알게되었다. 

일단 이 책의 주인공은 한 번 사랑에 빠지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맞추는 타입이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것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반면에 상대방이 자신이 생각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무척 괴로워했다. 상대방을 무척 사랑하면서도 자신만의 인생을 가지고 싶어하는 모순된 사고방식이 결국은 그녀의 결혼 생활을 파탄내고 말았다. 굉장히 오랫동안 싸우고 고민하는 동안 그녀는 정신적으로 무척 힘들어졌고, 다시 제대로 된 자신의 삶을 찾기위해 1년동안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예전부터 무척 가고 싶었던 이탈리아,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로 말이다. 세부 여정은 이 책을 읽어보면 제대로 알 수 있으니 상세 설명은 제외하기로 하고, 이 여행의 끝은 그녀가 꿈꾸던 행복을 찾는 듯 하면서 마무리된다. 

물론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내적인 어려움도 겪으면서 상당히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온전히 자신을 바라보기 위해 이렇게 시간을 낼 수 있다는 사실도 조금 부러웠는데, 결말까지 훌륭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다. 누구나 여력이 된다면 어디 멀리 훌쩍 떠나는 여행을 꿈꾸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솔직히 요즘에는 워낙 자신의 삶을 되돌다보겠다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의 여행 경험이 무척 특별한 콘텐츠로 다가가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서점이나 인터넷을 뒤져보면 인생 2막을 찾겠다고 뛰쳐나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널리고 널렸으니 말이다. 그것보다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튼 저자의 사고 방식은 약간 떠들썩한 미국인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우리네의 정서와는 가끔 맞지 않는 구석도 있지만, 결혼 적령기의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기탄없이 풀어내고 있어서 동년배들의 공감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자아찾기와 사랑이라는 주제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다루면서도 그 방법은 모두 달라서 이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는지 그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일이 되겠다. 우리네의 일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이 책을 보면서 함께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