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 - 짜릿한 자유를 찾아 떠난 여성 저널리스트의 한 달에 한 도시 살기 프로젝트!
마이케 빈네무트 지음,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어느날 갑자기 상금이 걸린 퀴즈쇼에서 우승자가 되고 난 뒤, 저자의 운명은 완전히 바뀌었다. 어떤 사람들은 평소에 사고 싶었던 비싼 물건이나 집을 사기도 하지만, 저자는 여행을 택했다. 1년동안 한 도시에서 1달씩 살아보기! 생각만 해도 낭만적인 발상이다. 특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꿔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간이나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서 막상 실천으로 옮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저자도 거액의 퀴즈쇼 상금을 받고 나서야 이 계획을 실천하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조금 독특하다. 순전히 저자의 시점에서 그 도시의 특징을 열거하는 내용이 주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각 도시마다 저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다. 그 편지에는 개인적인 내용과 함께 그 도시에서 한 달동안 겪었던 일 중 특별한 일들이 나온다. 이미 저자의 여행 일상은 블로그를 통해 전 세계의 블로거들에게 공유가 되고 있기 때문에 책에서는 이런 내용으로 구성하지 않았나 싶은데, 나름대로 신선하고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나도 시간과 돈의 여유만 된다면 저자처럼 전 세계를 누비면서 생활을 해보고 싶다. 게다가 원래 저자의 직업이 저널리스트였기 때문에 사실은 특별히 한 곳에서만 살아야할 이유는 없었다. 어디든 인터넷만 된다면 의사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할 수 밖에 없다. 세계 어디라도 그들의 직업은 그대로 보장이 되니 말이다. 


이 책에 나온 도시 중에 내가 가보고 싶은 대륙은 아프리카, 그리고 호주이다. 물론 남미나 유럽도 가보고 싶기는 하다. 그러나 앞에 언급한 두 곳은 보통의 결심을 하지 않고는 차마 가보지 못할 곳들이라, 보다 더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의 현지어를 100% 잘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저자는 그 지역에 사는 외국인들과 좀 더 많은 친분을 나누었다. 금발의 백인 여성으로서 아시아 사람들과 깊은 우정을 나누기에 한 달은 너무나 짧은 기간이기는 하다. 아마 내가 서양 문화권을 간다면 비슷하게 반대의 현상이 일어날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도시의 색깔은 무척 달랐다. 순전히 저자의 시각으로 본 그 도시와 내가 같은 장소를 간다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일 것이다. 


여행 서적이라기 보다는 자기 성찰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더 많이 실려있다는 점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지금까지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좋은 풍경을 보면서도 옆에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으니 자신과의 대화를 하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깊게 성찰하게 된다. 그래서 1년의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저자는 예전과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다. 그 전에는 집 주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세계인의 한 사람으로서 어느 곳에서나 살 수 있다는 분명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녀의 자유분방한 여행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나는 밖으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뛰쳐나갈 용기는 생기지 않는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생각하는 행복을 찾기 위해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어 살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어떤 곳이나 어떤 상황에서든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행복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 불평만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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