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도시처녀들 1
미깡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연말이면 술자리가 심심치 않게 많아진다. 사실 연말이라고 해서 술을 많이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 시간이 될 때마다 사람들을 만나면 되는 것인데, 이렇게 또 한 해가 흘러간다는 사실이 아쉬운 마음에 송년회를 하게 되나보다. 그런데 1년 365일 술을 엄청 마셔대는 처녀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바로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3인방인데, 어쩌면 이렇게 맛있게 술을 먹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나도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술을 많이 먹지는 못한다. 정말 술을 잘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몇 병을 먹어도 끄떡없던데, 그 정도는 못 따라가고... 적당히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즐기는 편이다. 솔직히 술에 관해서 쓸 말이 그렇게 많을까 싶었는데, 이 책을 보니 정말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넘치고 넘쳐난다. 술로 인해서 생기는 일들이 이렇게 많았구나...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주인공들을 보면 술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다. 그냥 마지못해서 먹는 술이 아니라, 그 향과 분위기, 안주 등등 술에 관한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작가가 자전적인 경험을 통해서 쓸 수 있는 소재가 아닐까 싶은데, 책 뒤에 나와있는 추천 안주 메뉴만 봐도 그 수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왠만한 술안주 맛집이라고 할만한 곳은 다 소개하고 있어서 이 분의 내공도 보통이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웹툰을 자주 보는 편은 아닌데, 이 만화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술이 들어가듯 술술 넘어가는 페이지가 나중에는 너무 아쉬울 정도다. 그냥 재미로 웃고 넘기는 에피소드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30대 여성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이야기가 마음 한 구석이 약간 짠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이왕이면 활동적인 취미생활을 가지면 좋겠지만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럴만한 시간적인 여유도 없고 나이는 먹어가면서 남는 것이라고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나누는 담소이니, 이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일상을 살아가기 어렵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런데 역시 만화라서 그런지 몰라도 술을 마시고 다시 출근하는 체력이 대단하다. 실제로 이렇게 매일매일 술을 먹다가는 제대로 출근하기도 어려울 듯 싶다.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애주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술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나와는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도 한 번 재미삼이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무슨 여자들이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나 싶기도 하지만 오죽하면 이렇게 마실까 싶기도 하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까지는 왠지 내 이야기가 같아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만화임에는 분명하다. 올 한 해도 그냥 이렇게 저물어 가는데, 재미있는 술 이야기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꽤 좋을 듯 하다. 도시에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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