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십 트루퍼스 환상문학전집 27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김상훈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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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쓰여진 고전을 읽고나면 왠지 모르게 뿌듯하다. 이 책도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마음이 먹먹해지는 기분이랄까.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이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대로 된 명작이라면 영화보다는 책이 더 잘 쓰여지기 마련이다. 단순히 우주 전쟁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사회적인 문제들도 포함하여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책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군대를 다녀와야 제대로 된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미래사회를 그린 작품으로, 전쟁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배경이 썩 마음에 든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전체적인 구성이나 세부적인 묘사 등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그정도는 애교로 봐주고 넘어가기로 한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사실 매우 단순하다. 친구 따라 군대에 지원하게 된 주인공은 군대의 수많은 병과 중 제대로 된 특기라고는 건장한 신체밖에 없어서 보병으로 배정된다. 훈련소에서 엄청난 양의 훈련을 거치고 진정한 군인이 된 주인공은 한차례 갈등의 시기를 겪는다. 과연 이 길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던 길이 맞는 것인가. 우여곡절을 거쳐 기동보병으로서 한 사람의 몫을 든든하게 해내는 주인공은 마지막까지도 지구의 평화를 위해 또다시 출동한다.

 

군대 문화에 대한 고찰과 사회구조에 대한 심도깊은 고민들이 스토리적 흥미 유발과 함께 잘 버무려져서 이렇게 깔끔한 작품은 정말 보기 드물다. 개인적으로 SF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현실과 동떨어진 배경이면서도 결국 거기에 담겨있는 사회적인 문제들은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현실을 잊기위해 소설을 읽지만 현재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바로 SF소설의 매력인데, 이 작품은 그런 매력을 가득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명의 영화가 그리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지만 책만큼은 SF 역사에 있어서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좋을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가지고 있다. 밀리터리 SF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절대 읽은 것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멋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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