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록 - 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조완선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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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토정비결을 보면서 한 해의 운세를 점쳐볼만큼 미래에 대한 관심은 높다. 용하다는 점쟁이가 있다고 하면 멀더라도 찾아가서 점을 볼 정도로 점을 믿는 사람도 많은데, 이것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다. 세상이 혼란하던 시절에 나온 예언서를 둘러싼 이야기가 나왔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정감록보다 더 용한 예언서라고 설정된 '비취록'을 둘러싼 이야기인데, 상당히 고증이 잘 되어 있고 앞뒤가 설득력있게 잘 짜여져 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예전에 한창 인기를 끌었던 '퇴마록'의 밀교와도 같은 느낌이다. 영험한 힘을 가진 예언서를 보유한 비밀 종교 집단과 예언을 실현하기 위해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 어우러져 약간 진부한 소재일지라도 상당히 긴박감을 잘 이끌어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예언이라는 것은 코에 걸면 코걸이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인데 한 문장 한 문장을 파헤쳐서 그것이 절대적인 양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설정이 우리네 민중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삶이 힘들다보니 세상이 바뀐다는 예언에 흔들리는 것이 대중의 마음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 근거없는 예언이 나라의 분란을 일으킨다면 그것 또한 좋은 모습은 아니다.

 

예언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필요한 고서 전문가와 힘만 넘치는 형사가 만나서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고 엄청난 거사를 치르려는 종교 집단의 음모를 저지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이 작품을 보며 상당히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불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승려였던 인물이 국가적인 범죄를 저지른다는 설정은 조금 마음에 안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탄탄하게 구성이 되어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독자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준다기 보다는 킬링 타임용으로 적당한 소설이다. 어찌되었든 소설이 재미있기만 하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왕이면 예언서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겠다. 이제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지 예언한 전설의 예언서 '비취록'을 읽으며 미래를 점쳐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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