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남정호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반기문이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올랐을 때, 한국 신문은 떠들썩했다. 이미 책에서도 서술된 바 있지만,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는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되거나, 실력이 있다고 될 수 있는 직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천운이 따라야 가능한 자리인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이 나왔다는 사실은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만하다. 그런데 막 선출되었을 때는 한창 언론이 시끄럽더니, 최근에는 꽤 조용하다. 유엔이라는 기구가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와 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궁금해할 법도 한데 한국 언론의 냄비 근성은 여전하다.

 

 

사실은 나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실제 업적이나 근황은 이번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물론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인물 중의 하나이지만, 워낙 최근 사회적인 이슈들이 많이 터지다보니 반기문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서 그가 얼마나 현재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국제 사회에서의 중요도에 대한 이해가 많이 높아졌다.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하고 나서 5년동안 이루었던 업적과 재신임을 받아 앞으로 남은 5년동안 남은 과제들을 보며 유엔이라는 곳이 평소에는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국제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터질 때에는 꼭 있어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부지런히 일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한국인의 성실함이 오롯이 인정받는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물론 극단적인 문제 해결을 기피하는 한국 외교관의 특성상 다소 무르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이제 어느정도 자리가 잡혔으니,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에는 좀 더 강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꼭 사무총장이 아니라도 유엔이라는 곳은 국제 정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하는 기관 중의 하나인데, 그 곳의 수장이 한국인으로서 열심히 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앞으로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오랫동안 반기문의 곁에서 그의 행적을 지켜본 인물로서 다소 편파적이라고 여겨질만큼 친반기문 성향을 드러낸다. 아직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점을 잘했고, 또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언급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 책을 통해서 한 가지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사무총장이라는 자리가 결코 편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접견과 한정된 예산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명예직에 가깝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해보이지만, 알고보면 특별히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고 잘해야 본전이나 찾을 수 있는 직책이다. 그래도 부단히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지금 나의 모습을 반추해보게 된다. 그와 같은 삶을 살수는 없지만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좀 더 열심히 하다보면 의외의 길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유엔 사무총장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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