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꺼내 보는 아버지의 편지
마크 웨버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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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암선고를 받게된 환자의 기분은 어떨까. 정말 하늘에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은 기분일 것이다. 사실 암이라는 병이 의외로 발병하기 쉬우며, 그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병이 아닐까 싶다. 또한 명확한 치료 방법이 확실히 정리되어 있지 않고 치료 과정이 상당히 고통스러워서 현대의학의 치료방법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마크 웨버는 자신의 몸에 암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용감하게 그 병과 싸워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이야기와 함께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면 좋을지 아이들에게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저자는 직업 군인으로 한 평생을 보냈다. 미국 군인의 생활은 어떨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조금은 그 생활이 이해가 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근무지가 바뀌면 가족이 이동하겠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워낙 나라가 넓고 해외 근무의 기회도 많다보니 군인 가족의 삶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았다. 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슬기롭게 잘 이겨낸 저자와 그의 가족들이 내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름대로 엘리트 군인의 길을 걸어가던 중에 암이라는 병을 발견하여 갑자기 성공의 길에서 물러나게 되는데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암과 싸우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 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내용 중의 하나인 군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아이들이 앞으로 알았으면 하는 교훈들도 직접 우러나온 대목들이라 하나씩 곱씹을수록 가슴에 와닿는다.
 
저자가 아이들에게 이런 글을 남기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앞으로 자신의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나서 앞으로 아이들이 커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좌절하지 않고 아버지의 조언을 떠올리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구성은 전체적으로 시간순으로 배열되어 있지만 각 단락마다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모든 내용들이 상당히 감동적이지만, 그 중에서도 내 마음에 와닿았던 이야기 중의 하나는 자신의 소신을 굽하지 않는 저자의 용기를 언급한 대목이었다. 사실 나도 무척이나 고집이 센 편에 속한다. 그래서 일을 추진할 때도 어떻게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면 끊임없이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한다. 물론 그 주장을 하기 전에 스스로 심각하게 고민을 해본다. 물론 내가 틀린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정당하게 소신껏 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저자도 이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인물로서 다른 사람의 반대를 경험할 때는 힘들었지만, 결국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들도 앞으로 만날 다양한 어려움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외에도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고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해나가는 저자의 일생을 보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모범적인 삶을 산다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암이라는 질병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지만, 매일 후회없는 삶을 살도록 자신에게 충실하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마크의 세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조언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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