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PD의 여행수다 - 세계로 가는 여행 뒷담화
탁재형 외 지음 / 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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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금 특이하다. 어떤 지역에 대한 가이드북도 아니고, 한 사람이 여행을 하면서 쓴 에세이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그냥 친구들끼리 나누었던 대화를 글로 옮긴 것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듯 싶다. 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때 과연 이런 책이 재미있을까 싶었는데, 차츰 책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이들이 떠났던 여행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친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정말 재미있는 여행 다녀온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아무리 위험한 나라라고 해도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다는 충동에 빠진다. 그리고 내가 가봤던 나라 이야기를 읽을 때는 이런 일도 있을 수 있구나라는 동질감 내지 새로운 발견도 하게되고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보고 싶은 나라는 인도이다. 어릴 때는 종교적인 신비로움이 가득한 나라라서 꼭 가보고 싶었지만 나중에 인도가 그렇게 위험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조금 머뭇거렸었는데, 본인만 조심한다면 인도도 그리 나쁜 곳은 아닐 듯 싶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도여행 게스트는 여자인데,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했었다고 한다. 혼자 가기에는 어려운 나라지만 좋은 친구와 함께 간다면 분명히 인도도 가 볼만한 곳이다. 그리고 영국에 대해 쓴 파트를 읽어보았을 때, 영국이 이렇게 살기 어려운 나라인지 처음 알았다. 예전에 여행차 영국을 갔던 기억이 있는데,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문화 유산 덕분에 굉장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나라인데, 실제로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현대 문명과 동떨어져 있는 곳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에 대한 좋은 인상이 있는 것은 영국이 가지고 있는 문화의 힘이 아닐까 싶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많은 나라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겪은 진짜 여행 이야기가 담겨있다. 뛰어난 글솜씨가 아닌 걸출한 입담으로 독자들을 무섭게 끌어당기는 저자들의 능력이 새삼 대단하게 여겨진다. 아이튠즈 팟캐스트에서 방송했던 이야기라는데, 나는 아이폰 유저가 아니라서 아직 들어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글만 읽어봐도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재미난 글과 함께 여행지의 멋들어진 사진, 익살스러운 편집 등 모든 것이 어우러져 개성 강한 책 한 권이 만들어졌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에 중독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좋아할 만한 책이다. 답답한 일상이 조금 지루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게 그 곳에 직접 가지 않아도 마치 진짜 다녀온 것 마냥 간접적인 즐거움을 가득 안겨주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위로를 받길 바란다. 그리고 또 누가 아는가. 이 책이 발단이 되서 무작정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생길지. 그만큼 여행에 대한 즐거움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이들의 여행수다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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