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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과 함께 코펜하겐을 산책하다
갑인공방(갑인미디어)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문학과 여행기의 결합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어릴 때 안데르센 동화집을 한창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전반적으로 아름답고 풍부한 상상력 덕분에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가 실제로 살았던 곳들을 둘러보면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책에서만 나오던 배경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책은 안데르센이 살았던 코펜하겐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안데르센의 발자취를 찾아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별로 두껍지 않고 하드커버로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책 안쪽에는 코펜하겐의 지도가 나와있는데, 책에서 언급한 장소를 색인을 두어 표시하고 있다. 나중에 이 책에 등장하는 장소들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한 번 참고해볼만 하다.
전반적으로 저자는 작품 속에 나오는 대목과 실제 장소의 대비, 실제 안데르센의 삶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의 생각과 안데르센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정작 현재 남아있는 장소에 대한 정보는 상당히 추상적이다. 물론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왠만한 정보는 다 나오기 때문에 찾아가는데 어려움은 없겠지만, 이왕이면 안데르센을 사랑하는 이들이 이 책 한 권만 가지고 코펜하겐 여행이 가능하도록 구체적인 여행 정보를 넣어주었더라면 어떠했을까라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서 안데르센의 실제 모습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많이 알게 되었지만, 코펜하겐에 대해서는 감이 잡히지 않는 부분이 많아 상상으로 해당 장소를 그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사진도 함께 실려있기는 했어도 전체적인 풍광을 살피기에는 역부족이다.
안데르센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의 발자취가 어디에 남아있는지, 실제로 그 곳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 담겨있는 이 책에서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에 실려있는 사진들이 흑백이고, 다소 크기가 작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코펜하겐에서 안데르센의 숨결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사실 여행 안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안데르센의 본격적인 전기도 아니라서 장르가 애매하기는 해도 안데르센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 쓴 에세이정도로 여기고 본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코펜하겐에 담겨있는 안데르센의 자취와 그의 생애에 대해서 보다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