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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 오페라 속에 숨어 있는 7가지 색깔의 사랑 이야기 ㅣ 명진 읽어주는 시리즈 2
김학민 지음 / 명진출판사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오페라'라고 하면 평소에 너무나도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했다. 비슷하게 노래와 춤을 추는 뮤지컬에 비해, 오페라는 다소 딱딱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을 읽고나서 그런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페라가 이렇게 재미있는 장르였는지 처음 알게 되었고, 이제는 기회가 된다면 이 책에 나온 오페라 중 하나는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주제로 한 7편의 오페라를 심도있게 소개하고 있는데, 소설을 읽는 것처럼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맛깔나는 글도 일품이지만, 곁들여진 다양한 그림과 사진들도 각 오페라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 왜 오페라가 딱딱한 공연이라고 생각했는지 내 자신도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이다.
이 책에서는 총 7편의 오페라를 소개하고 있다. 모두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오페라로, 비슷해보이지만 각기 다른 사랑의 색깔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모두 이름은 한번씩 들어보았던 작품들이라 어색하지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작품은 '코지 판 투테'이다. 서로 자신의 애인을 바꾸어서 사랑을 시험해본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작품인데, 남자들이란 이렇게도 한심한지 모르겠다. 누구나 매력적인 이성이 다가오면 흔들리기 마련이 아닐까. 아무튼 꽤나 유쾌한 설정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름 가슴이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오페라라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챙겨보고 싶은 작품 중의 하나이다. 그 외에도 오텔로나 피가로의 결혼도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으나 이번 책을 통해서 이 작품의 줄거리나 각 장면에 담긴 의미 등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
사실 오페라는 뮤지컬에 비해서 조금 다가가기 어려운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객들이 열린 마음으로 약간의 사전 지식을 가지고 다가간다면 누구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아직 오페라를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하고 이렇게 책으로 먼저 만나보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오페라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화려한 무대장식과 의상, 그리고 작품 안에 녹아있는 인생의 진리 등 모든 것들이 한 작품 안에 다 녹아있는데, 안 볼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이 책의 말미에는 여기에 소개되었던 오페라들의 추천 음반이 실려있다. 명반들만 엄선해서 실어놓았으니, 오페라를 일단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은 음반을 구입해서 간직하는 것도 꽤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오페라가 다소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적극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