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퍼스티커로 철학하기 - 소신 있고 위트 있게
잭 보웬 지음, 이수경 옮김 / 민음인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범퍼스티커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이는 아이템은 아니다. 차가 개인의 개성을 드러낸다기 보다는, 사회적인 지위를 보여주는 도구로서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깨끗하게 차를 사용하는 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범퍼스티커가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일상 생활 속에서 친숙한 의사소통 도구이기에 범퍼스티커를 활용한 철학책도 꽤나 잘 팔린 듯 하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디어 자체는 참신하지만 약간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아이템이라 환영받지 못한 책이 되었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범퍼스티커의 문구를 화두로 띄워놓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있다. 저자가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라서 대부분의 주제가 철학적으로 흐르기는 하는데, 그래도 전체적인 문체가 딱딱하지는 않아서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더라도 충분히 내용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개성강한 표지 덕분에 내용도 흥미진진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이 책을 펼쳤지만, 생각보다는 내용이 조금 딱딱한 것은 사실이다. 그냥 깊은 생각없이 붙여놓은 범퍼스티커에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심오한 뜻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덕분에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일상 생활에서부터 정치, 종교, 도덕 등 왠만한 주제는 다 다루고 있어서 철학이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알게되었다.

 

작년에 사회 전반적으로 불어닥친 인문학 열풍 덕분에 사람들은 너도나도 인문학에 대해 배우려고 했다. 기초 학문이 튼튼해야 다양한 응용 학문에 대한 깊이도 넓어진다는 생각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에 와서는 그런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지만, 철학이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고대의 모든 과학자들도 그 시작은 철학에서 비롯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철학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쉽게 다가가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당신인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범퍼스티커보다는 인터넷에 더 익숙한 세대가 많으므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주제로 한 철학책이 좀 더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색다른 소재를 다룬 철학책 덕분에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주제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소재를 다룬 철학책이 많이 출간되어 사람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한껏 올려주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미국에 가면 자동차에 붙어있는 범퍼스티커를 유심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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