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문학 교과서에는 한국 및 외국 고전이 참 많이 나왔다. 보통 학교에서 고전을 배우면 시대적 배경이나 사상에 대해서 알게 되는데, 환경과 연관시켜서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선조들이 자연 친화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기는 그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틈은 미처 없었다. 그저 시험에 나오는 포인트만 딱 집어서 달달 외우기에만 바빴지, 진짜 그 구절이 지니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는 알 시간도 없었고 흥미도 없었다. 그렇게 스치듯 지나간 고전의 문장들이 다시 이 책에 등장했다. 그것도 녹색이라는 옷을 입고 말이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지만, 계속 읽다보니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거의 항상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정신에 동의한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어떻게 실천할 것이냐 하는 문제이다. 모두 공감하고 문제가 있다고 알고는 있으나, 정작 실천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렇게 환경에 대한 인식이 비단 현대의 사람들만이 갖고 있던 것은 아니다. 동양과 서양의 사상가들도 일찍이 이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고 자신들의 저서에 그 기록을 남겼는데, 실제로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는지 일반 사람들이 찾아보기에는 시간과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가 그동안 자신이 관심있게 연구하던 내용들을 묶어서 펴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한국편으로 옛날 언어로 된 고전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사실 고대 언어로 된 고전을 읽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두 세 문장에서 실마리를 얻어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도 만만치는 않은 일이다. 어떤 것이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물 흘러가는 대로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자연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구나라는 깨달음을 새삼스럽게 얻게 된다. 항상 말로는 자연을 보전해야 한다고 하지만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목소리는 그냥 의미없는 외침에 불과하다. 옛 선인들의 문장을 읽으면서 고전의 풍미와 자연을 연관시켜서 생각해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과정이었다.
이 책이 무조건 읽기 쉬운 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해서 조금은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는 한 번쯤 읽어볼만하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지성인이라면, 고전에 담긴 자연의 중요성을 음미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지적 탐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