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워드는 어떻게 유령사냥꾼이 되었는가?

일곱 번째 아들 1 - 마녀의 복수 ㅣ 일곱 번째 아들 1
조셉 딜레이니 지음, 김옥수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6월

일곱번째 아들의 일곱번째 아들이라는 의미가 서양에서는 대단한 의미를 갖는 듯 하다. 아이를 많이 낳던 시절에도 이런 경우는 흔치 않았으니 7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가 남달랐었을 터이다. 아무튼 여기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생각보다 흡입력이 강한 판타지 소설로 완성되었다. 이 책은 이미 영국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된 시리즈라는데 우리나라에는 이제 소개가 되기 시작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일단 손에 잡으면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지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이 책에는 주인공인 토머스가 어떻게 유령사냥꾼이 되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 등장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룬다. 물론 그 와중에서 아직 제대로 된 수업을 마치지 못했지만 유령사냥꾼으로서 좋은 능력을 보여주는 토머스의 유령 퇴치 실력도 살짝 나온다. 의도했던 것이 아니라 우연에 가까운 것들이지만, 처음치고는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이 작품이 다른 작품에 비해서 좀 더 매력적인 이유는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악한 존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앨리스처럼 선과 악을 분간하기 어려운 존재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환경과도 비슷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주변 사람들이 한없이 좋을 수도 있지만, 순식간에 오늘의 아군이 적군이 되는 경우도 있어서 하루하루의 삶이 전쟁터와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현실을 적절히 반영하여 판타지에 녹여넣은 덕분에 이야기는 좀 더 매력적으로 변신했다.

해리포터와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해리포터보다 좀 더 외롭고 성숙한 느낌이다. 해리포터가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마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스토리라고 한다면, 일곱번째 아들은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늙은 스승 밑에서 홀로 수련하는 이야기이다. 한창 다른 친구 및 가족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야 마땅한 나이에 유령사냥꾼이라는 직업을 선택함으로써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가족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는 꼭 있어야만 하는 일을 하는 주인공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본인의 의사보다는 주변의 요구가 너무나도 절실하여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은 어설프지만 약간의 운도 작용하여 결국은 착한 쪽이 승리한다는 결말은 뻔한 것 같으면서도 독자들의 마음 한 구석에서 통쾌함을 느끼게 해준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2권까지만 출간되었지만, 앞으로도 이 시리즈가 계속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2014년에는 이 작품을 토대로 한 영화도 개봉할 예정이라고 하니, 꼭 챙겨서 봐야겠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무척 매력적인 스토리를 가진 작품이라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무척 기대된다. 해리포터를 좋아했던 판타지 팬이라면 이 작품도 보길 적극 추천한다. 해리포터가 끝난 아쉬움을 달래줄 멋진 작품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