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스님의 마음설레는 레시피
대안 지음 / 김영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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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평범한 요리책이 아니다. 만약에 다양한 사찰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면 이 책보다는 다른 책을 구입해서 볼 것을 추천한다. 보통 요리책이라고 하면 앞에 간단한 저자 소개가 나온 후에 예쁜 음식 사진과 그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 재료 소개와 함께 순서대로 나와있는데, 이 책의 내용과 구성은 좀 독특하다. 제목처럼 실제 레시피는 이 책 전체에 실린 것을 세어보면 10개 남짓 될 것이다. 그 대신에 대안 스님이 출가 후 지금까지 요리를 만들면서 가지고 있었던 요리에 대한 철학과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자연 재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빼곡하게 실려있다. 요리책이라기보다, 요리를 주제로 한 에세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평소에 에세이 류는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일단 펴서 읽고나니 그런 나의 생각은 기우였다는 것을 금방 알게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불교에 한정되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음식에 대해서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평소에 음식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없던 나도 이 책을 통해 자연 재료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인스턴트 음식이 만들기도 편리하고 간단하게 배를 채울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건강에는 악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자연에서 나온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절제된 식습관을 가지면 오랫동안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평소에 내가 먹었던 음식들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먹는 사람의 건강을 고려한 음식이었다는 사실에 새삼스레 감사하게 된다.

 

요즘 나오는 책과 달리, 독특하게 사진보다는 글로 각 재료의 효능을 실어놓았다. 물론 사진이나 그림이 같이 실렸더라면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재료들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여기에 레시피가 실린 음식들은 준비하는데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독특한 채식 음식이라 시간을 내서 따라해보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음식의 모양보다는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배려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요리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매일 먹는 음식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면 좀 더 요리에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찰음식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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