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권력의 종말 - 디지털 시대에 다윗은 어떻게 새로운 골리앗이 되는가
니코 멜레 지음, 이은경 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급격한 인터넷의 발달 덕분일지 아니면 급속도로 진행되는 도시화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인 것인지 몰라도 최근 1인 기업이 뜨고 있다. 아직 전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지만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믿을만한 사람들이 직접 만든 물건을 주민들이 구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TV에서도 종종 나오고 있는 주제이고,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인터넷으로 홍보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는 각 산업의 소규모 분업화를 촉진한다. 그리고 이런 개인들의 움직임에 가장 영향을 먼저 받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언론이다. 이제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들이 취재를 다녀서 쓰여지는 기사만 접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인터넷에 공유하면서 직접 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한 때 엄청난 부를 누렸던 대규모 언론사들이 쓰러지고 있다. 이것은 비단 미국의 사례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구독부수가 현저하게 줄면서 신문사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예전의 잡지도 웹진을 발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대기업의 존폐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

 

사실 국내에서는 그래도 인지도 있는 기업에 다니는 입장에서 볼 때, 대기업의 몰락이 반갑지만은 않다. 전쟁으로 황폐화된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온 것이 정부의 지원아래 이루어진 대기업의 자본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고,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에서 생산된 제품이 잘 팔리고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대기업의 몰락을 예견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빠르게 인터넷이 보급되고 있으며, 인터넷 상에서의 토론과 여기서 발생되는 문화의 전파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른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게 되리라는 것은 이미 먼저 인터넷이 발달한 미국의 사례를 보면 쉽게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 책은 미국인 저자가 썼기 때문에 주로 미국 내의 예를 들고 있는데, 여기서 언급한 현상들이 벌써 한국에서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인터넷이 사회전반으로 미친 영향과 함께 언론, 정치, 연예, 정부, 군사력, 교육, 기업의 각 분야로 나누어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점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어져온 추세를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이다. 물론 개인이 대처할 수 없는 규모의 경제나 사회적인 규제들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일은 분명히 소규모 분업화되어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인터넷이 가상공간이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아무 힘도 발휘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옛날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통해 교류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정보의 힘은 상상을 초월할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이는 곧 이익과 직결되기도 한다.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이제 그리 놀랍지 않다. 인터넷 공간에서 뜻을 모은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모이는 일도 종종 있는 일상 중의 하나이다. 이런 시대에 개인들은 자신만의 특화 분야를 만들어야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이 프로젝트 중심으로 이루어져 각 프로젝트마다 전문가들이 모여 활동했다가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헤어지고, 다시 다른 프로젝트를 결성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될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이 살아남는 방법은 특기를 만드는 것밖에 없다. 작은 일이라도 끝까지 파고들면 본인만이 잘 할 수 있는 일이 생긴다. 그 장점을 활용해서 먹고사는 세상이 곧 만들어질 것이다. 두루 잘하는 것보다 하나를 잘하는 것이 좀 더 쓸모있게 된다는 말이다. 예전에 직장에서는 여러 부서를 거치며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는 것이 임원이 되는 성장과정이었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이 무척 드물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는 전문가가 활약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물론 거대한 권력은 후세에도 존재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지는 못한다. 작은 다윗과 같은 소규모 견제 세력들의 눈치를 봐야하며,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 또한 충족시켜야 한다. 대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스스로가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사회적인 책임감 없이 해내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대해 통찰력있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을 보면서 스스로 느낀 바도 많았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