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에 돌아보는 유럽의 도시 가이드

유럽여행 베스트 코스북 ㅣ 3일이면 충분해
정기범.김숙현 지음 / 시공사 / 2013년 6월

여행 계획을 짤 때 가장 고민되는 것 중의 하나가 돌아다닐 곳의 코스를 짜는 일이다. 시간과 교통편, 움직이는 거리, 취향 등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짜야하기 때문에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그래도 여행 재미의 절반은 여행준비라고 할만큼 지도를 들여다보며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점찍어보는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아무튼 바쁜 현대인들에게 어디가 좋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책이 나왔다. 그것도 유럽의 수많은 도시 중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도시에서 딱 3일만에 명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코스를 알려주는 책이라, 어떻게 일정을 짜야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에는 총 33개의 도시가 나와있다. 유럽의 도시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 없는 단기 여행자의 특성상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효율적으로 그 도시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여행에서 포인트를 어디에 맞출 것이냐 하는 것도 의미가 있기 때문에, 명소 관광에 중점을 주는 여행자라면 이 책이 제격이다. 그것보다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직접 체험해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아름다운 예술품과 건물, 자연환경을 보는 것을 즐기는 취향이기에 이 책에 나와있는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여행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각 도시의 특성과 3일만에 볼 수 있는 코스가 나와있다. 대부분이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 위주로 나와있어서 실제로 여행하면서 겪을 수 있는 우발적인 상황들이 배제되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 다음에는 여행 코스에 나와있었던 장소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사진들이 실려있다.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 뒤에 실려있는 코스외 추천 장소들을 끼워넣는 식으로 자신만의 여행 계획을 짤 수 있다. 숙소와 식당 관련 정보들도 나와있기 때문에 참고할만하다. 그 뒤에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 중 하나인 상세한 지도가 실려있다. 각 도시들이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유럽을 돌아보는 여행을 할 계획이 있는 여행자들에게도 계획을 세울 때 상당히 유용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현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전문자들이 쓴 책이다보니, 이들이 추천하는 곳이라면 믿고 여행 루트에 넣을만 하겠다는 믿음이 갔다.

올해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어 무척 기쁘다. 사실 여행을 가기에 충분한 시간과 돈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다만 자신의 의지가 얼마나 여행을 가고자 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여행을 갈 여유라는 것은 나와는 다른 세계를 보고자 하는 욕구가 얼마나 큰지에 따라서 실제로 여행을 가는 사람과 못 가는 사람이 갈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미 여러 여행 선배들이 갔던 경험을 살려서 멋지게 짜 놓은 코스를 참고해서 나만의 유럽 여행 계획을 짜는 것도 상당히 의미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