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3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3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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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내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우리나라를 이끌게 될까? 이런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상업 활동을 한다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하는지 미리 알아야 할테니 말이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들이 세계적으로도 유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이 책은 영문판으로도 출간이 된다고 한다. 옛날에만해도 한국은 선진국의 트렌드를 쫓아가기에만 급급했는데, 이제는 트렌드를 이끄는 입장이 되다니 왠지 아이러니한 기분이다. 그만큼 세계는 빨리 변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겠다. 인터넷과 통신 수단의 급격한 발달로 인해 전 세계는 거의 동시간대의 방송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고,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은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정말 간단하게 2013년도의 미래 트렌드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의 뒷부분만 읽어도 된다. 모든 핵심단어와 아주 약간의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가볍게 습득된 정보는 나의 머릿속에서 정말 가볍게 날아간다. 책을 읽는 수고로움을 거쳐야 비로소 책 안의 정보가 나의 것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어보는 번거로움을 택했다. 사실 정말 새롭다고 여겨지는 키워드는 없었으나, 수많은 유행 속에서 어떤 것이 큰 흐름이 되는 것인지 알아보는 법을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그리고 변화의 물결 한 가운데 있지만, 내가 직접 느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되던 것들이 트렌드라고 지칭되었을 때, 그 누구도 이 트렌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 한 사람만 해도 지금 이 책에 나와있는 10개의 키워드 중에 2~3개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경험하고 생각하던 것들이다. 트렌드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분명히 과거와는 다르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일상이 되어버린 것도 트렌드라고 지칭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끌었던 키워드 중의 하나는 '소진 사회'이다. 나만 해도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지금까지 정말 무언가에 항상 열중해있다. 그것이 공부나 시험이든, 아니면 직장의 일이든간에 열정적으로 매달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서 미친듯이 해내려고 한다. 그리고 요즘 TV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하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박수를 보낸다. 지금 하는 일이 너무나도 힘들고 지치지만 자신의 에너지를 끝까지 소모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소진의 활동을 통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힘들고도 묘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냥 놀고 있으면 뭔가 정체되는 느낌이고, 나만 뒤쳐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요즘 고등학교 입시지옥을 벗어나서 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또다시 취업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스펙관리가 중요해지면서 1학년때부터 다양한 활동과 점수 쌓기에 연연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현상은 은퇴를 할 때 쯤에야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사람들은 평소에 '힐링'이나 '디톡스' 등의 자연적인 키워드에 매료된다. 점점 사는 것은 각박해져가는데 누리고 싶은 것은 많아진다. 이런 현상은 또 소유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바뀌는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많은 사회적 현상을 바탕으로 내년에 어떤 키워드들이 유행하게 될지 논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냥 읽어 넘기기에는 워낙 좋은 자료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마케팅이나 기획 파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봐야할 필독서이다. 또한 경영 관련 부서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사회를 이끌어가는 키워드를 알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참고해봐도 좋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만들어낸 보고서인만큼, 그 자료의 수준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책 덕분에 내년 트렌드 키워드를 어떻게 이끌고 가야할지 어느정도 방향이 잡혔다. 앞으로도 이와같이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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