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 다이제스트 100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0
유종선 지음 / 가람기획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어릴 때만해도 미국은 '아메리카 드림'을 이룰 수 있는 꿈의 나라였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풍요롭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은 굉장히 낙후되고 힘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 언제까지나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할 것만 같았던 미국이 이제는 중국과 신흥국들의 견제를 받으면서 힘겨운 상황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도 급속도로 성장해서, 이제는 미국이나 한국의 생활 수준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여전히 미국은 세계 강대국 중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역사가 길지 않은 미국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일지 무척 궁금했다. 아마 그 해답은 역사에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기대보다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역사에 대해서 지식이 거의 없는 나에게 많은 정보를 준 책이기도 하다.

 

일단 이 책은 미국의 역사를 키워드별로 나누어 놓았다. 정확하게 연대를 따르기 보다는 역사적인 사건 위주로 나열해놓았는데 비교적 시간 순서대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역사라는 것이 여러군데서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도 있기 때문에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주요 사건이나 주제별로 서술해놓는 것이 더 합리적인 듯 하다. 미국 대륙을 발견하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서 현재 오바마 대통령 당선까지 다루고 있는데, 얼마전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된 것을 보면 아직까지 미국인들은 현재의 상태에 답보하기보다 신선한 변화를 원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몇몇 사람들에게 치우친 부를 인정하기 보다는 지금 내가 잘 살 수 있는 합리적인 경제 상황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식 자본주의로 일컬어졌던 시장에 맡겨서 경제를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의 역할이 한층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초기 개척사도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보통 서부 카우보이만 연상하게 되는데, 그런 이미지가 나타나게 된 배경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이번에 처음 알았고, 동부와 남부의 발전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쪽에 치우친 역사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미국의 역사를 통틀어서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되어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무척 흥미로웠다. 1,2차 세계대전에 대한 이야기는 워낙 학교에서도 비중있게 다루는터라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새롭지는 않았지만 근현대 정치사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큰 맥락을 잡아가면서도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까지 정확하게 알려줘서 미국 지위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아마 미국이 베트남 전에 참전하지 않았거나 직접 참전하는 대신 다른 정치적인 전략을 사용했더라면 지금 세계사는 많이 변화했을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전혀 짐작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역사의 묘미이기도 하다.

 

미국 역사를 안다는 것은 근현대 세계사를 파악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학교 다닐 때 이런 책을 좀 더 열심히 읽었더라면 재미있게 세계사 공부를 할 수 있었을텐데, 입시 위주의 공부를 한다는 이유로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접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역사에 대한 소양을 쌓는 것은 현대의 지식인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스스로가 역사에 조금 약하다거나 역사가 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사람, 이미 잘 알고 있지만 다시 한 번 제대로 정리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아마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제 미국의 역사가 하나의 큰 흐름으로 잡힐 것이다. 먼저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 미국사 입문용으로 이 책을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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