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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다른 사람들 - 인간의 차이를 만드는 정서 유형의 6가지 차원
리처드 J. 데이비드슨 & 샤론 베글리 지음, 곽윤정 옮김 / 알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처음에 이 책 설명만 봤을 때는 성격이 다른 사람들의 유형을 나누는 방법과 유형별로 어떻게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나와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나의 예상과 달리 이 책은 무척이나 과학적인 실험방법에 대해서 심도 있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물론 그 결과도 함께 나와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뇌에 대한 실험이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지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지금은 어느정도 널리 알려진 이론이기는 하지만, 뇌가 사람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뇌와 감정의 연관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선행연구에서 영감을 받은 저자의 치밀한 연구 덕택에 이제는 뇌와 감정, 사람의 성격까지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아직까지 신비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뇌 연구에 있어서 상당히 진전된 결과를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주로 말하고 있는 내용은,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유전자와 환경에 의해서 성격이 결정되며 이 차이점으로 인해 각기 다른 사람들의 개성이 만들어진다. 뇌의 어떤 부분이 지속적으로 발달이 되어 일정한 습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만약에 자신에게 부족하다 싶은 점을 보완하고 싶다면, 잘 쓰지 않던 부분을 계속 단련시켜서 강화하면 된다. 아무래도 신체는 편한 방법으로 의지하려는 습성이 있어서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어떤 부분을 강화하고 싶다면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각기 다른 정서 유형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 솔직히 정서유형 테스트지에 관해서는 이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다. 그래도 질문지를 읽어보면 각 유형의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데에는 상당히 도움이 된다.
전반적으로 실험과정에 대한 내용이 많이 실려있어서 결론만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떻게 이런 결과를 얻게 되었는지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심리학의 과학적 실험방법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니, 그냥 넘기기에는 조금 아깝다. 생각보다 사람의 뇌는 많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섬세한 조직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어떤 한 부분이 파괴가 되더라도 다른 부분을 발달시켜서 재생할 수 있는 신비한 기관이기도 하다. 추상적인 것으로만 보았던 감정을 손에 잡힐 수 있는 과학적 실증방법으로 해석한 이 책은 좀 더 실질적인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굉장히 마음에 들 것이다.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해서 아예 다른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의 뇌가 활성화된 부분과 내가 활성화된 부분이 다를 뿐이다. 어떤 일정한 습관을 고치는 것은 무척 어렵기 때문에 그 사람이 단번에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근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약간의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뇌와 정서사이의 관계가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