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이라는 착각 - 대한민국 양극화 쇼크에 관한 불편한 보고서
조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솔직히 나는 과도한 복지국가에 대해 신뢰를 갖지 않는다. 특히 지금까지 정부가 해왔던 복지정책이란, 소득이 빤히 보이는 월급쟁이들만 축내는 이상한 세금정책과 그 돈으로 저소득층을 보조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과연 이런 복지 정책을 지속해야하는가에 대한 의문마저 든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과연 중산층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 일관된 시각을 가지고 한 가지 결론을 내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들을 제시한다. 방대한 양의 통계자료와 신문기사들을 토대로 자신의 주장을 이끌어나가는 방식은 무척 설득력이 있다.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중산층의 수는 극히 적어지고 있으며, 잘못된 부의 분배로 인해 빈곤층과 부유층의 계층간 차이가 극심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벌들에게서 세금을 많이 걷고, 그 돈을 일반 사람들의 복지 증진에 사용해야한다고 한다. 이상적인 이야기이지만,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정치판에 끼어드는데, 과연 가능할 일일런지 의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나날이 낮아지고 있고, 월급을 받으면서 직장을 다닐 수 있는 나이는 줄어들고 있는데 사람의 수명은 늘어간다. 언제든지 빈곤층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사람들을 좀 더 아둥바둥 살아가게 만든다. 그것이 건강한 1인당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장시간 근무로 이어진다. 일반 사람들의 생활은 무미건조해지고, 살기에 급급한 인식이 팽배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중산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중산층에도 미처 끼지 못할 수 있다는 상대적 불안감은 전 사회적으로 퍼져있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이 모여서 유럽과 같은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데, 최근의 유럽 상황을 보면 그것도 별로 신뢰가 가지는 않는다. 누구나 일을 하지 않고도 어느정도 여유있는 생활이 가능하다면, 누가 일부러 돈을 벌겠는가? 유럽 사회의 인간 본성에 대한 안일한 태도가 지금의 경제 위기를 불러온 원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나의 입장은 저자와는 조금 다른데, 퍼주기식의 복지 정책은 반대이다. 부자들에게도 혜택을 주고, 더 많은 세금을 걷자고 하는 것이 골자인데,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열악한 근무환경이 복지 정책을 늘린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도 고소득 직종은 상당한 업무 스트레스와 강도에 시달린다. 그들의 좋은 면만 보기 때문에 이런 희안한 비교를 하고 있는 것인 듯 하다.

 

어느정도 사회적인 신분상승의 기회가 주어지고,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은 바람직하나, 일하지 않거나 하지 못해도 좋다는 식의 사고는 위험하다. 대한민국이 양극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으나, 이것은 외국에서도 이미 겪은 성장통이기도 하다. 우리보다 먼저 경제발전을 이룬 일본도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이 책에서 언급한 것만큼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최근에는 다시 회복하려는 기미도 보이고 있다. 한 쪽으로만 치우친 극단적 선택보다 적당히 중도를 지키는 자세가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어떤 길이든지 한 쪽으로 쏠리면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있다. 이 책에 나외있는 입장도 중요하지만, 다른 서적들도 참고한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좀 더 균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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