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 - 인터넷과 SNS의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과 교양
요아힘 모르 외 지음, 박미화 옮김 / 더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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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그 전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면서 그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진 듯 하다. 그나마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대부분 스마트 폰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기기가 스마트해졌다고 해서 그 기기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똑똑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스마트 폰이나 아이패드, 컴퓨터와 같은 전자 제품들은 간단한 정보를 빨리 찾는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깊이있는 지식을 찾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발달로 지식의 습득마저 많아진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단편적인 지식은 습득하는 속도나 양적인 면에서 많이 발전을 했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깊이있는 사고를 요하는 질문을 하면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수박 겉핥기 식의 지식만 쌓아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원시인 취급하는 이 시대의 상황은 대중문화의 폐혜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독일에서도 이러한 담론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바 있다. 그래서 '슈피겔'이라는 주간지에 연재되었던 글을 모아서 이 책이 발간되게 되었다. 한동안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있었다고 하니, 진정한 지식에 대한 독일인들의 관심도 대단한가보다. 다양한 지식인들이 요즘에 인기를 끌고 있는 사이트들이나 사회적인 현상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는데,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서 한 번은 읽어볼 만 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중문화의 성격이 강하여, 어떤 것이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 사회 전반적인 전파 속도가 놀랄만큼 빠르다. 외국에서도 우리나라를 테스트 마켓으로 할 만큼 반응이 빠른 곳이기도 한데, 외국에서는 유행하던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주춤한 것도 있기 때문에 이 책에 나와있는 사실이 우리나라 상황과 모두 다 맞다고는 볼 수 없지만, 충분히 공감되는 대목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몇 가지 주제는 나의 흥미를 끌었는데, 일반 교양의 필요성에 대한 것도 그 중의 하나이다. 일반 교양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알아야하는 지식들을 말한다. 예전에는 각종 학문의 범위를 넘나들면서 지식인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대두되다보니 많은 장르를 넘나드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주종목으로 삼는 분야에서 파생된 인접 학문까지인 정도가 대부분이다. 왠만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다 나오기 때문에 일반 교양이 불필요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자신의 것으로 온전하게 흡수되지 않은 지식은 진정으로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아무리 단순한 것이라도 일반 교양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구글, 위키디피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꼬집고 있는데 구글 같은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클릭한 사이트를 위주로 사람들에게 검색 결과를 내놓는다. 그러나 과연 대중이 선택한 정보라고 해서 그것이 진정으로 옳은 것만도 아니라는 것이 문제이다. 물론 해당 단어만 들어있다고 해서 아무 순서 없이 결과를 내놓는 예전 방식보다는 많이 진보했지만, 잘못하면 대중의 인식을 한쪽으로 몰아갈 수도 있는 과학기술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위키디피아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수정되고 정보가 쌓이는데, 각자가 인식하고 있는 정보의 세계가 다르기 때문에 그 내용들이 무조건 맞다고 하기도 어렵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외에도 과학관과 지식 오류의 역사 등 다양한 오늘날의 정보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책의 끝머리에는 미래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지식에 도움이 되는 책들이 나와있다. 모든 분야에 대해 나와있는 것도 아니고, 표로 일목 요연하게 정리된 내용도 아니지만, 적어도 유럽의 지식인이라면 알아야 할 정보들이 많이 실려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여기에 나온 책들을 참고 서적 삼아서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그 뒤에는 나의 교양과 지식을 측정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도 있으니 재미삼아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진정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과 정제된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식생활에서는 지나치게 가공된 식품을 먹으면 건강에 해롭하고 하여 최근에 유기농 식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지식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나치게 분할된 단편적인 지식은 평소에 교양을 쌓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한 두 문장을 안다고 해서 거창한 지식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모든 지식을 최대한 종합하여 총체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을 때 그와 같은 지식은 진정으로 쓸모가 있어진다. 정말 쓸모있는 지식을 쌓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스마트 폰과 인터넷을 끄고 좋은 양서 한 권을 집어드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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