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생활의 발견
와타나베 쇼이치 지음, 김욱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진정한 지식을 쌓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책 제목만 보았을 때는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일지 쉽사리 짐작하기가 어렵다. 다만 학식이 있고, 좀 더 지성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서 나와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책은 일본의 유명한 대학교수가 쓴 책으로 어떻게 하면 현명한 지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나는 항상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도 뭔가 모자란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었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소설 종류에 빠져 들어서 시대의 고전이라는 책들은 다 섭렵하고자 노력을 했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온갖 종류의 자기계발서와 실용서를 뒤지고 있다. 요즘에는 너무 책을 읽는 장르의 깊이가 얕은 것 같아서 철학서나 인문서, 경제관련 서적도 함께 보려고 노력중이다. 그러나 막연하게 도전하는 것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일단 저자가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말하고 있는 것은 현명한 지적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서재를 집안에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쓸 무렵만 해도 책이라고 하면 종이로 된 책을 말하는 것이라 부피도 차지하고 제대로 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그러나 요즘과 같이 전자책이 점차 보급되고 있는 시점에서 책을 소장한다는 것은 반드시 그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물론 종이가 주는 질감과 책장을 넘길 때의 활동적인 느낌은 아직까지 전자책이 따라가지 못하지만, 점차 나아질 것이다. 책을 소장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내가 찾고자 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고자 함이니 전자책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책을 놓는 공간이 축소된다고 하더라도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만의 온전한 지적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의 확보는 필수적이다. 결국은 지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컴퓨터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본인이 창작활동을 잘 할 수 있는 공간은 꼭 있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계속 강조하고 있는 점은 지적인 창작물을 자신이 내킬 때 쓰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기계적으로라도 글을 써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그냥 시간이 흐르다가 내 마음이 내킬 때 글을 쓰게 된다면 그것은 언제 작품이 끝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자칫 잘못하면 사람이 게을러지기 딱 좋다. 이런 환경을 갖추어 놓는다면 창조적인 지적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글을 쓰는 것을 업으로 삼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약간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는 이야기들이 무척 많다. 평범한 직장인들은 그날 그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치우면서 짬짬이 책을 읽게 되는데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온종일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그렇게 하자면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별도의 시간을 내어서 그런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작가가 쓴 이 책 어디에도 그러한 고행을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저자가 학문 연구를 업으로 하는 대학교수이기 때문이고, 이 책도 비슷한 환경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쓴 책이기 때문이다. 책의 뒷부분으로 갈 수록 글을 쓰는 작가나 교수들의 입장에서 쓴 내용들이 주로 이어져서 이미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법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약간 핀트가 안 맞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책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고, 책을 대하는 그 분의 자세가 너무나도 훌륭했기 때문이다. 일단 대충 훑어보고 괜찮다고 생각되는 책은 무조건 사야한다. 지금 당장 밥 벌어 먹기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책 한 권을 사는데 돈을 아까워해서는 안된다. 어떤 책이든 책을 한 권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저자가 쏟는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그런 노력에 비해서 책 값은 무척 싸기 때문에 좋은 책은 반드시 구입을 해야한다. 그 형태가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크게 상관은 없다. 그리고 감동 깊은 책은 여러 번 읽어도 색다른 감명을 주기 때문에 여러번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 자신만의 장서를 꾸미는데 성공을 한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든 자신의 지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아직까지 나만의 도서관을 갖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제부터라도 작은 책장 하나라도 마련하여 조금씩 채워보길 바란다. 처음에는 책장 채우는 재미에 맛들이게 되면 나중에는 그 책들이 나의 지적 생활에 엄청나게 도움을 주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