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이의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들어가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 직장은 나에게 돈을 주는 곳이기에 앞서서 나의 꿈을 성취할 수 있고 현실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100% 만족하고 있지 않더라도 내가 사회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들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장소이기 때문에 매일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며 직장으로 출근을 한다. 그런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이 40대의 아저씨들이다. 물론 여성분들도 있고 20대, 30대나 50대, 60대도 있지만 현재 직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실무에 대한 책임을 맡고 최전방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은 바로 마흔이라는 나이를 가진 분들이다. 그 분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또 배우고 있지만 밥을 함께 먹을 때면 항상 하는 고민들이 나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들이라서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지금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조금은 이해를 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속 깊은 이야기는 혼자만 안고 있을 뿐,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지 않는다. 내가 아직 그 나이대가 되지 않았고, 그 만큼의 책임이 없기에 조금이라도 더 그 분들을 이해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이 책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내용들은 마흔의 아저씨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현실을 직시함으로서 앞으로 더 힘차게 살아갈 힘을 주고자 쓰여진 글들이다. 그저 젊을 때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막상 앞만 보고 달려오다보니 지금 자신의 곁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공허함에 힘들어하는 중년 남성들이 무척이나 많다. 나는 그냥 옆에서 듣기만 할 뿐, 직접 겪은 일은 아니기 때문에 100% 공감은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어떤 것에 고민을 하고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면서 조금은 이해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의 독자층이 40대의 이 시대 가장들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충분히 알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제 직장에서는 물러서야할 때가 머지 않았고, 일만 하느라 집안은 제대로 돌보지 못하여 퇴직을 하고 나서도 가장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지금 자신의 위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방향성을 잃은 자신의 꿈을 보면서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을 법한 40대 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막 대하거나 때로는 답답하다고만 여겼던 분들이 사실은 이런 고민들을 안고 있다는 사실에 약간은 마음이 짠했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책의 제목이 공감가는 대목이다. 회사의 실무를 다 떠맡고 있기 때문에 몸이 아프다고 월차를 내기도 쉽지 않다. 아프더라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직장에서 제대로 된 중추의 역할을 해야만 하기에 병원 한 번 가기도 쉽지 않다.

 

마흔의 아저씨들이 이 책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의 위안을 얻게 되고, 40대의 남편을 가진 부인이 보면 자신의 남편이 가졌던 생각들을 조금은 엿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2,30대의 젊은이들이 보면 우리의 상사들이 실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 이런 것이구나 알게되면서 자신의 미래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조금은 반성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거창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이런 소소한 이웃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을 달래보는 것도 나름대로의 휴식 방법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살랑거리는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그동안 복잡했던 일상 생활을 잠시 잊어버리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이 세상의 모든 마흔의 아버지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위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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