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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LIFE - 당신의 인생을 바꿀 파울로 코엘료 최고의 문장
파울로 코엘료 지음, 마르시아 보텔료 엮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12년 2월
파울로 코엘료는 베스트셀러를 많이 낸,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인기가 있어서 나에게도 몇 권 그의 작품이 있다. 그런데 굉장히 섬세하고 추상적인 문구들이 많아서 사실은 내가 선호하는 취향의 작가는 아니지만, 작품 안에 담긴 의미는 꽤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그런 강렬한 내용들의 책을 좋아하다보니 잔잔한 내용의 소설은 조금 심심하다고 여겨지는 때가 있다. 그런 와중에 파울로 코엘료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이것 나름대로 굉장히 신선하다.
일단 표지를 보면 마치 고흐의 작품은 연상시키는 것과 같이 밤하늘에 별이 어지럽게 수놓아져 있다. 아마도 그의 작품 중 하나의 내용을 딴 삽화인 것 같은데, 사실 그의 모든 작품을 읽어보지는 않은터라 정확하게 어떤 작품과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동화책과도 같은 이 표지를 보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판본에 하드커버론 된 표지는 아담하여 고급스러움을 함께 느끼게 해준다.
책 내부를 보면 책의 중간중간에 예쁜 삽화와 함께 그의 작품에서 발췌한 감동적인 문구들을 주제별로 엮어서 나열해놓았다. 사실 일반적인 잠언집들도 많지만, 가끔은 소설 속에 나오는 좋은 글귀들을 모아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그의 작품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는 더욱 그런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출판사에서 직접 이렇게 좋은 글귀들을 모아서 책으로 출간했으니 말이다. 덕분에 각 작품을 읽으면서 명 구절들을 찾는 수고로움을 조금은 덜게 되었다. 가상 현실에서 이루어진 말들이다보니 그냥 명사들이 하는 명언보다 실질적으로 다가온다. 아마 그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을 어렴풋이 알고 있기 때문에 공감가는 정도가 더해지는 듯 하다. 꼭 그의 작품을 읽어본 경험이 없는 독자라고 해도 그냥 문장을 음미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이미 작품에서 떨어져나온 문장이기에 스스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그의 작품은 딱 하나밖에 읽어본 경험이 없는 데다가 그것 마저도 잘 기억이 안 나서 그냥 새로운 작품을 읽는 듯한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 전까지는 그냥 유명한 작가인가 보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의 사고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 소소한 삶의 즐거움을 찾을 줄 알며, 그의 문장을 읽고 있으면 자연스레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문장이 짤막하기 때문에 책을 즐겨 읽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가볍게 읽어볼만한 책이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내용의 무게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만 말이다. 조금은 색다른 잠언집을 찾고 있는 독자나 파울로 코엘료의 문장에 흠뻑 빠지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