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열두 남자
마르티나 파우라 지음, 송소민 옮김 / 갤리온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일 년에 남자 하나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무려 열 두 명이나 만난다니,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물론 소설이기는 하지만 과연 실제로도 가능할지 궁금한 내용인지라 상당히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읽게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출판사 서평을 먼저 읽어보았는데, 어떤 독자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너무너무 웃겨서 책장을 넘기기가 어려울 정도로 재미있었다고 한다. 내가 일 년에 열두 남자를 만나기는 어려운 일이고, 책으로나마 대리만족을 해보고 싶었다.

 

주인공인 피아는 독일인으로 여성잡지에 점성술 칼럼을 쓴다. 사실 점성술이라는 것이 매번 재미삼아 보는 것일뿐, 머릿속에 강렬히 기억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최근에 경쟁사 잡지에서 점성술과 요리를 접목한 칼럼을 쓰기 시작하면서 피아도 새로운 주제를 접목시켜서 칼럼을 쓸 것을 요구 받는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시작을 했다가 나중에는 목숨이 위험할 지경에까지 이르는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여러 남자들을 만나면서 남자를 보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된다. 원래는 한 남자만 바라보는 평범한 유형의 여자였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양한 남자들을 경험하면서 조금은 성숙해진 모습의 그녀를 볼 수 있었다. 원 나잇이라는 단어가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하게 쓰이기는 하지만, 보편적으로 많은 여성들이 즐기는 정도는 아니다. 독일에서도 매 달 남자가 바뀐다는 사실이 그리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좀 재미있게 여기는 경향은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기본적으로 전제를 하는 것은 별자리에 따라서 사람의 성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별자리에 따른 성격 분석은 믿지 않는 편이다. 나와 생일이 비슷해서 같은 별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몇 명 보았을 때, 나와는 무척이나 다른 성격의 소유자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소설 상의 설정이지만, 상당히 자세하게 묫사를 하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내는 덕분에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피아 개인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부모님의 문제도 같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좀 더 복잡하게 돌아간다. 나중에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으로 독자로 하여금 왠지 흐뭇한 기분을 갖게 만든다. 약간은 미스테리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소설에서처럼 남자들을 쉽게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예 나쁜 마음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 한 명은 나의 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만나는 것이니 말이다.

 

최근에 동명의 드라마가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아직 보지 못해서 책과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책의 내용과 기본적인 컨셉은 비슷하리라 본다. 여성들에게 딱 어필할 수 있는 내용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결과는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아는 것이다. 적어도 원작인 책 만큼은 읽는동안 너무 재미있어서 시끄러운 지하철에서도 완전 집중해서 볼 정도이니, 재미있는 연애소설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각 장마다 별자리에 대한 성향도 설명되어 있어서 재미삼아 자신이 아는 사람들을 대조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하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 삶이 왠지 지루하고 심심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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