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인턴십 분투기
이종현 엮음 / 하다(HadA)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릴 때부터 아련히 국제기구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국제기구에 들어가서 세계를 방방곡곡 돌아다니면서 전문가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그런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던 차에, 인턴십을 경험했던 친구들이 직접 쓴 체험기가 책으로 나왔다고 해서 보게 되었다. 사실 워낙 거시적인 문제를 다루는 기구인 만큼 세계에서 많은 인원들이 지원을 한다. 그래서 인턴십마저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순수하게 일을 배우기 위해서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기구의 인턴십은 무급으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항상 넘친다고 하니, 국제기구의 인기가 어느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겠다.

 

사실 국제기구가 이름만큼이나 워낙 방대하고 조직이 커서 한눈에 이 조직들을 다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도 이름을 들어본 몇몇 기구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는데, 실제로 여기서 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느정도 조직의 특성에 대해서 파악이 가능해졌다. UN 이라고 해서 모두 사무실이 도시에 있는 것은 아니며, 각 국가의 지역 사무소에서 실제로 인턴들을 뽑는 경우가 상당하다. 일을 배우기 위해서 인턴 생활을 하는 만큼, 국제 기구의 직원들도 가능하면 인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준다고 한다. 물론 상사마다 특성은 있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 실린 경험담에 등장하는 상사들은 모두 친절했다. 무엇보다도 공짜로 일한다고 대중대충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조금이라도 국제기구의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했던 사람들이라 배울 점도 많았다.

 

이 책을 통해서 국제기구의 역할과 실제로 하는 업무들에 대해서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는데, 국제기구에서는 실질적으로 활동을 벌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지원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한다. 현장에서 실제로 많은 경험을 쌓고 싶은 사람은 국제기구보다는 NGO에서 활동하는 편이 좀 더 적성에 맞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세계 각 국가들이 내는 돈으로 운영되는 기구이다보니 서류작업이 무척이나 많다고 한다. 모든 의사결정은 서류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정말 민감한 사항일 경우에는 작은 문구 하나도 세심하게 다루어진다. 인턴들에게 주어지는 일은 단순 업무 파악과 보조 지원 정도이지만,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인턴 생활을 끝내고 나서 계속 직원으로 일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단기 프로젝트를 위해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 채용까지 이르는 경우는 가끔 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보다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적성에 정말 맞는다고 생각한다면 기회를 좀 더 쉽게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이들의 경험담을 통해서 많은 좋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결국 이들이 말하는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좋은 방법은 끊임없이 지원하고, 자신이 관심가는 기구의 홈페이지에는 수시로 들어가서 채용공고를 확인하는 길만이 보다 빠른 취업의 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자신의 전문분야 및 사회문제에 대한 지식과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놓는 것은 평소에 해놓아야 하며, 국제기구의 공용어인 영어를 비롯하여 불어, 중국어까지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서류작업이 많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하지 못하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모든 국제기구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국제 기구 분위기는 비슷한 것으로 여겨졌다. 어떻게 보면 정말 우연히 인턴 생활을 하게 된 경우도 있었는데, 이것또한 평소에 외국어와 세계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아직 내가 국제기구에 갈만한 단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행동하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적합한 직장은 아니며, 가능하면 석사 이상의 학위를 요구하고 있는 덕분에 학사 학위만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높은 벽이다. 또한 영어에 능통해야하는데 아직까지 나의 영어 실력은 한참을 갈고 닦아야 한다. 나중에 전문가로서 활동할 기회가 있다면 그 때 지원해보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영어는 꾸준히 준비를 해 놓는 것이 무엇을 하더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국제기구 취업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과연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이 내가 상상하던 것과 일치되는지 확인을 할 수 있고, 실제 생활환경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국제기구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생때부터 충실하게 준비를 해야 좀 더 쉽게 할 수 있으므로 미리 이런 정보들을 접한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좌절할 것도 없고, 자신이 정말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으면 그것으로 성공한 것이다. 이 책은 피상적인 아닌 실제 국제기구의 생활에 대해서 상세히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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