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CSI - 치밀한 범죄자를 추적하는 한국형 과학수사의 모든 것
표창원.유제설 지음 / 북라이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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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라고 하면 역시 미드 CSI를 빼놓고 말할 수가 없다. 그 전부터 우리나라에는 과학수사라는 개념이 있었지만,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그 존재가 알려진 것은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부터이니 말이다. 해당 드라마로 인해 잘못된 상식을 쌓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과정은 실제로 일어나는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드라마라고 한다. 라스베거스를 배경으로 일어난 시리즈가 성공을 하면서 이후로 마이애미, 뉴욕 등 다양한 후속작들까지 배출하면서 본편의 시즌을 이어갈 만큼 미드 CSi의 위력은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서 관련 대학 학과가 신설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CSI의 활동은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무척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마침 한국의 CSI 활동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쓴 책이 나와서 무척이나 반갑다.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도 미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장 감식에서 지문을 조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세증거, 검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범인을 찾기위한 증거를 수집한다. 미국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과학수사팀은 범인을 체포할 수사권이 없다는 점이다. 반면에 증거를 공정하게 분석하여 법적인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 객관적인 과학자의 입장을 좀 더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아무래도 너무 깊은 곳까지 파고들다보면 범인들이 용의 주도하게 증거를 남기지 않고 현장을 빠져나갈 소지가 크기 때문에 정보 공개의 수위는 적절히 조절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과학 수사 기법을 소개하면서 미결되었던 사건이나 과학수사 기법의 탄생 배경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나도 물론 과학수사 기법도 흥미롭지만, 사건 자체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보니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외국에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특이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 사례를 보면서 앞으로 과학수사가 좀 더 발전해야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또한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멋있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힘들고 시간에 쫓기는 직업이다보니, 생각보다 인력 풀이 넓지 않은 것 같다. 전문가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정말 손에 꼽을 정도라 앞으로 후배 양성에 공을 들이지 않으면 과학수사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여러 매체를 통해 과학 수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에 뛰어들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으로 볼만하다. 나도 한 때 과학수사관이 되고 싶었으나 피를 무서워하는 성격으로 스스로 포기한 바 있다. 요즘에도 날카로운 것이나 정리되지 않은 사건 현장 사진을 보면 섬뜩할 때가 많다. 그런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요원들이 있기에 범죄자들이 그나마 함부로 활동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과학수사 수준이 보다 향상되어 외국에서도 거꾸로 그 기법을 많이 배워가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는 과학수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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