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여신이 되었다 - 결혼을 망설이는 그녀들에게 전하는 83가지 이야기
이지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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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이다. 아무래도 내가 겪어보지 않은 과정이기도 하고, 일에 대한 욕심도 있어서 결혼을 하게 된다면 많은 것을 잃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TV매체나 책을 통해서 접하는 결혼 생활은 내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전혀 아니다. 그러나 적나라하게 결혼 생활에 대해서 쓴 책은 거의 보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발견하게 되어 읽어보았는데, 굉장히 솔직하고 톡톡 튀는 문장들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전업 주부로 접어든 여성의 생활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일단 간단히 이 책을 읽고난 느낌을 말하면, 나는 아무래도 결혼을 해서는 안 될 성격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아니면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는 가지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무리 내가 낳은 자식이라도, 아이를 위해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은 나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피곤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만둘 생각은 전혀 없다. 나 하나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데, 또 하나의 생명을 낳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 아이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패션지 기자에서 가정주부로 전업을 하면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런 삶도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모든 것을 아이를 위해 돌아간다는 현실은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아이를 돌보는 것이 온전히 여자의 몫이라는 관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잘나가는 삼성맨을 남편으로 두었다고 해도, 난 별로 부럽지 않은 이유가 나의 독립심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인 듯 하다.

 

아무튼 전업주부를 세상에서 보는 시선과 주변 여자들의 생각, 그리고 가정주부의 일상들이 적나라하게 쓰여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결혼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전에도 결혼에 대해서는 그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도 사실인데, 이 책을 통해서 아마 그 결심이 더욱 굳어지게 된 것은 다소 아이러니이다. 물론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꿈꾸던 미래는 절대 아닌 것 같다. 나이먹은 노처녀는 굉장히 성격이 까탈스러운 노처녀 히스테리를 가진다고 하는데, 나는 그 사실이 오히려 편견이라 생각한다. 나이가 먹으면서 직장을 다니는 여자는 다른 사람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악바리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이 타인들에게는 다소 까탈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나는 어느정도 이해한다. 이미 남자가 많은 직장에 다니면서 그런 점들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남자와 여자는 근본적으로 완벽하게 어울릴 수는 없다. 나름대로 그들만의 세계가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살아 남으려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아이를 가진 여신의 생활이나 조금은 빈곤해보이는 커리어우먼의 생활도 모두 의미가 있다. 현대의 가정주부는 어떤 모습을 하면서 어떤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나 같이 간접적으로 결혼 생활을 체험해보고 싶은 여성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내가 과연 바라던 모습의 미래상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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