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계산하는 남자 - 소설 아리스타르코스, 신의 권위에 도전한 천재 과학자의 이야기
토마스 뷔르케 지음, 전은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지구가 태양계의 3번째 행성이라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또한 태양계는 우주의 수많은 별 중의 하나로 절대적인 별은 아니다. 그런데 고대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에 반하는 이론들은 모두 신성모독으로 간주하여 엄한 처벌을 하기도 했다. 지동설을 주장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코페르니쿠스라고 알려져있는데, 그보다 훨씬 전에 고대 알렉산드리아에서 이를 연구한 천문학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바로 아리스타르코스로 굉장히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 실제로 역사적으로도 존재했던 인물로 그의 저서 '모래알을 세는 사람'은 상당히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작품을 쓴 저자는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인 사실에 소설의 상상력을 불어넣어 일반인들도 흥미롭게 옛날 이야기에 접근을 할 수 있도록 글을 썼다. 아무래도 딱딱한 옛날 책을 읽는 것보다 이렇게 소설로 읽으면 좀 더 머리에 잘 들어오는 경향이 있어서 더 재미있다.

 

주인공이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이 소설은 시작된다. 그의 행동과 사고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한 학자들이 많이 등장한다. 유클리드라든지, 아르키메데스 등 유명한 학자들이 곳곳에 등장하는데, 학문을 장려하는 프롤레마이오스 황제의 정책은 당대 과학과 철학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고대 그리스식 이름이라 책을 읽는 동안 적응을 하기 조금 어려운 면도 없지 않았으나, 그래도 풍요로운 알렉산드리아의 모습 덕분에 이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 시기에 수학과 과학의 기초가 탄탄하게 다져져서 지금까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우는 기하학의 기초와 천문학의 기초가 만들어졌다. 아무래도 과학에 중점을 두고 있다보니 당대의 철학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고 있지 않다. '소피의 세계'와 비슷한 분위기의 책인데 그보다 좀 더 강렬하고 소설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 또한 소설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러브라인도 존재하는데, 한여름 밤의 꿈처럼 잠깐 나왔다가 사라진다. 전체적인 책의 흐름을 깨는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흥미로운 에피소드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을 보았을 때 그의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관찰하며 탐구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지칠줄 모르는 그의 학문에 대한 열정은 오늘날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꼭 지녀야 할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열심히 연구를 했기 때문에 그동안의 일반적인 상식을 깨버리는 이론을 만들 수 있었다. 자신이 연구한 내용을 일반 대중에게 유포하지 못하도록 한 황제의 결정은 다소 부당하게 여겨지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원래 서울을 가보지 않은 사람이 이긴다고 하는데,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대중의 마음을 거스르면 이단으로 취급을 받는다. 결과는 안타깝지만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자세하고도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어서 이와같은 과학 역사 소설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한 번 읽어볼만하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다소 빛을 받지 못하고 있던 아리스타르코스 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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