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신현림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 해드려라.'는 말은 우리가 주변에서 익숙하게 듣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나도 이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엄마의 존재가 더없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사실 학생일 때는 무언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는데, 실제로 돈을 내가 벌어보니 지금까지 내가 썼던 돈들이 얼마나 피땀을 흘려서 모으고 계셨던 것인지 실감을 하게 된다. 물론 돈을 주로 버는 것은 아빠의 몫이지만, 그래도 그 돈을 잘 쓰는 것은 엄마의 몫이라 쓰는 것이 더 어렵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동안 별로 말도 안 듣고 했던 행동들이 조금씩 반성하게 되고, 그래서 요즘에는 엄마에게 무조건 잘 해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다만 가끔씩은 그 사실을 까먹고 막 대할 때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신현림 시인은 지금은 곁에 없는 엄마를 그리면서 그동안 엄마와 쌓았던 추억이라든지, 딸과의 추억을 풀어놓으며 다른 사람들이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엄마와 함께 하면 좋을 일들을 서른 가지로 늘어놓았다. 사실 이것만 있겠냐만은, 그래도 나름대로 중요한 추억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정리해놓은 글이다. 엄마라는 이름 외에도 여자, 아내라는 많은 이름과 역할을 가지고 있는 나의 엄마는 모든 일을 척척 해내는 수퍼우먼이다. 자식이 불의를 당하는 일을 보면 절대 참지 못하고 어떻게든 해결을 하려고 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세상이 힘들게 하여도 언제나 나의 편을 들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기도 하다. 아마도 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덕분에 내가 나쁜 길로 가지 않고 지금까지 착실하게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만약에 엄마가 없었더라면 한없이 나약한 나의 의지가 좌절되어 실망할 때가 많았을 것이다.

 

여기서 작가가 말하는 일 중에 나와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함께 여행을 가는 일이다. 어릴 때는 가족 전체가 같이 모여서 여행도 자주 갔는데, 이제 어른이 되고나니 내 동생이나 아빠는 각자 일에 빠져서 여행을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덕분에 여행을 좋아하는 엄마와 나는 둘이라도 신나게 돌아다니자고 생각을 해서, 요즘에는 둘만 가는 여행이 무척이나 익숙해졌다. 이렇게 가끔 여행을 다녀오면 기분도 전환되고 좋은 추억과 함께 새로운 문화적인 신선함도 느낄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그 외에도 이 책을 보니 함께 할 일들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그 중에서도 꼭 해드리고 싶은 것 중의 하나는 '혼자만의 공간 만들어 드리기'이다. 사실 취미 삼아서 재봉이나 십자수, 한지 공예 등 하시는 일이 굉장히 많은데, 그것들을 따로 할 만한 작업공간이 없어서 항상 식탁이나 거실에서 작업을 하곤 하신다. 아마도 개인적인 작업대가 있다면 거기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들으면서 편안하게 쉴 수 있을텐데, 집에는 다른 가족들의 공간만 있을 뿐, 정작 엄마의 공간이 없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나중에 꼭 엄마의 공간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 나의 과제 중 하나이다.

 

그 외에도 엄마와 함께 하는 일이라면 사실 뭐든 좋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나와 함께 한 친구로서 누구보다도 나를 잘 이해하는 엄마를 위해 뭔가 받을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뭔가를 드릴 수 있는 그런 장한 딸이 되고 싶다. 지금까지 많이 받았으니, 이제부터는 내가 좀 해드려야 맞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이 세상의 모든 딸들이 한 번쯤 읽어본다면 공감할만한 문구들이 많은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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