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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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를 하는 것은 나의 오래된 꿈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 꿈을 실제로 이루는 것을 보면서 마냥 부러워만 했었는데, 이번에는 더 대단한 사람이 나타났다. 세계일주를 하면서 장사까지 하는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엄청난 이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혼자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적어도 손해를 보지 않고 목표한 이익에 근접하게 돈을 남겼다는 것은 절로 감탄이 나올만한 일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저자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미 영국에서는 <80일간의 거래일주>로 유명해진 사람이라고 한다. 게다가 이 책의 판권 또한 여러나라에 팔렸으니, 인세만 해도 그럭저럭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전문 에이전시까지 생겼다고 하는 기사를 보았는데, 역시 미디어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물론 그 중심에는 이런 일을 기획한 저자의 과감함과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책에서는 그가 여행을 시작하는 것부터 무사히 영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세세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물품을 선별하는 과정부터 협상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과거에 실크로드를 통해서 물건을 사고 팔았던 상인의 여정이 현대에 그대로 재현된 듯한 느낌에 왠지 모를 신비로움마저 느껴진다. 저자의 여행을 함께 따라가면서 느낀 점은 역시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거래를 할 때는 신중해야한다는 점이다. 사전에 대략적인 조사를 하기는 했지만, 정작 그 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실패를 했던 사례가 여럿 있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절하게 사건을 배치하고 구성하는 흐름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내내 끝을 알 수 없는 궁금증에 도저히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부푼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던 거래가 실패로 끝난 경우도 있었고, 생각보다 쉽게 거래가 성사되어 많은 이윤을 남긴 거래도 있었다. 모든 일은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법이라, 나름대로 흥미진진한 모험이야기 저리 가라할 정도로 재미가 상당했다.

 

이러한 거래들을 통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기 보다는, 소소한 경제활동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큰 돈들이 오가는 것을 보려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파악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하지만 실제 시장의 모습을 파악하는데에는 책상보다 현장이 제격이다.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전문 장사꾼들을 상대로 물건을 거래하려고 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참 간도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의도가 순수하고 열정 넘치는 태도 덕분에 그럭저럭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타이완의 옥시장에 관련된 대목을 읽을 때에는 나도 마침 그 곳에 가본 기억이 있어서 보다 생생하게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 곳에서 자신이 가진 물품을 처분하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그 시장은 가이드에도 저렴하게 옥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문이 난 곳이라, 현지 사람들도 많이 오지만 관광객들도 꽤나 들락날락거리는 곳으로 주인공이 가진 고급 세공품은 판매하기가 좀 까다로웠을 것 같다. 이 외에도 고가의 차를 무턱대고 구입한 그의 무모함에 또 한 번 놀랐다. 아무래도 동양 사람들의 정서에 맞는 물품을 거래하는 것에는 조금 실패를 하고, 서양 사람들의 구미에 맞는 물품을 거래할 때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거래를 마친 듯 하다.

 

비록 아직까지 세계 일주의 꿈을 버리지는 못했지만, 이런 여행기들을 읽으면서 나도 언젠가는 이런 멋진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꿈꾼다. 이 책의 저자는 요즘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서 또 어딘가로 떠났다고 한다. 그의 열정과 도전 정신 덕분에 그의 삶이 한층 더 윤택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의 이러한 생활이 부러우면서도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었을까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서양인의 눈으로 본 동양과 세계 각 국의 상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독자들도 함께 세계 경제의 흐름을 생생하게 느껴보는 것도 좋은 체험이 될 것이다. 도전정신이 애타게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벌써부터 저자의 다음 프로젝트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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