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원영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원래 종교 관련 서적은 잘 안 읽는 편이지만, 제목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나름대로 불교 신자라고 하면서도 정작 불교에 대해서는 잘 아는 것이 없어서 이런 책이라도 읽으면 불교를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종교적인 내용이라기 보다는 역사에 관련된 내용이 더 많아서 그런가 보다. 아무튼 정식으로 불교를 공부한 스님이 쓰신 책이라, 책의 내용도 신뢰가 가고, 옛날과 지금의 불교 생활에 대한 비교도 되어서 이래저래 상상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장 신기했던 점은 불교의 계율이 한 번에 만들어진 줄 알았는데, 불교가 발생할 당시에는 그 때 그 때의 필요에 따라서 하나씩 만들어진 것이 바로 오늘날의 불교 계율이라고 한다. 워낙 불교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보니, 하나씩 만들어졌다고 해도 불교의 계율을 정리해놓은 책의 기원은 상당히 오래되었다. 아무튼 내가 불교 이야기를 좋아하는 까닭은 초기 불교시절에 부처님이 말씀하셨던 일화들이 상당히 실제적이고, 정말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라 그냥 그 내용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가르침과 함께 재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일화들을 통해 그 당시 부처님의 행적을 알 수 있는 동시에 에전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살펴보는 실마리가 된다.

 

이 책의 구성은 총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불교 생활에서 기본적인 요소들이라 용어들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끔씩 중간에 조금 알아듣기 어려운 용어도 몇 개 있었는데, 일반인 독자를 위해서 주석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모든 내용들이 상당히 흥미로웠지만,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의복에 관한 내용이다. 지금은 스님들의 옷이 회색으로 되어 있지만, 옛날 불교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시체를 쌌던 천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한 스님이 탁발을 나갔을 때 시체를 쌌던 천으로 옷을 만들어 입은 모습을 보고 임산부가 놀라서 쓰러진 일을 계기로 하여 의복을 시체 샀던 천으로 한정지었던 법을 바꾸었다고 하니, 그 임산부에게는 상당히 안쓰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왠지 인간미가 물씬 느껴지는 개정 의도라 느껴진다.

 

이런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서 불교에 대해서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또한 소박하게 쓰인 글 외에도 스님들의 생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곳곳에 실려 있어서 글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실 수도자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해서는 은근히 그 자료를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이렇게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쓰여진 책이 나와서 참 다행이다. 그냥 속세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아니라,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에게 좀 더 좋은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도 일반인들과 같이 먹고 사는 일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극도로 절제를 하는 삶을 통해 검소함마저 느낄 수 있는 생활이 오늘날 물질이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도 본 받아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기는 하지만, 부처님이 남기신 큰 뜻만은 변하지 않고 오늘날까지 우리 곁에 남아있다. 이 책을 통해 좀 더 인간적인 불교의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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