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왜 싸우는가?
김영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뉴스를 보면 세계의 분쟁에 관련된 뉴스들이 많이 나온다. 옛날부터 자주 등장한 나라도 있고, 요즘 들어 새롭게 보이는 나라들도 있는데, 도대체 이 나라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이 싸우는지 궁금할 때가 종종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주 당연하다고 여길만한 정보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정보일 수도 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해외에 취재를 가서 각종 분쟁 상황에 대해 무지하고 다른 나라 학생들과의 토론에 전혀 끼지 못하는 한국 학생들을 보면서 자신의 아들만은 절대 이런 상황에 빠지지 않게 하자는 취지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 표지의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게 보인다. 사실 나도 세계의 분쟁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분쟁 지역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PD가 쓴 이 책을 보고는 왜 분쟁이 일어나며, 이러한 사태의 결과까지 세세하게 쓴 내용들을 보면서 많이 분개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분쟁의 유형별로 일단 각 나라들을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단순하게 뉴스에서 본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취재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겪었던 일들을 위주로 써 놓았기 때문에 보다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서술을 할 때 힘이 강한 나라보다는 약한 나라의 시각에서 보는 편이다. 아무래도 외부에 알려진 사실들은 강대국의 입장에서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작 테러리스트로 불리는 이들의 입장은 거의 대변하는 사람들이 없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 나면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테러리스트가 되었는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사정에 대해서 상세하게 쓰여있다. 그동안 잘 못된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보였다.

 

정말 많은 내용들이 실려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웠던 내용은 소년병에 대한 이야기였다. 대략 6세부터 어린 아이들이 소년병으로 끌려간다는데, 나중에 제대해서도 어린 시절 전쟁의 공포로부터 회복되기가 어렵다니, 내전으로 오랫동안 몸살을 앓아온 국가의 아이들은 자라나는 것 조차 무척이나 힘들다. 특히 소년병으로 있다가 적군에게 붙잡혀서 다리를 잘린 아이의 사진을 보았을 때는 온몸에 전율이 올 정도로 끔찍했다. 그나마 표정이 밝은 모습에 조금은 마음에 위안을 얻었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상처를 받게 만든다. 그런데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인데, 정작 희생되는 사람들은 그 지역에 원래부터 살고 있었던 주민들이다.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여기저기 떠도는 운명을 가진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을 통해서 수많은 분쟁 국가와 그 진실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고, 생각 또한 많이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을 지은 저자는 알고보니 예전에 동원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되었을 때, 취재를 했던 PD라고 하는데, 그 당시의 경험을 담긴 책을 예전에 본 기억이 있어서 왠지 반가웠다. 지금까지도 세계의 분쟁 지역을 다니면서 사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느꼈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역사와 원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고, 지구촌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알아야 세계를 보는 눈이 뜨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분쟁에 대해서 무심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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