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 외교관의 눈으로 보다
백범흠 지음 / 늘품(늘품플러스)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이 책을 받아보았을 때, 예상했던 내용은 요즘 중국 정세에 관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다. 중국 전문 외교관이 쓴 책이니 그래도 현대적인 이야기를 다루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한 나의 판단은 100% 오류라는 사실을 이 책을 처음 펼쳐들고 나서 깨달았다. 일단 이 책은 정치 관련 책이 아니라, 중국의 오래된 역사를 한 권의 책에 정리해놓은 역사책이다. 이 책을 현대 중국 읽기용으로 구입을 했다면 아차 싶은 사람들이 많을게다. 우리나라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데, 중국의 역사까지 파악하려니 그리 만만치 않았지만, 일단 손에 잡았으니 끝까지 읽어보기로 했다.

 

중국의 시작부터 끝까지 일목요연하게 상당히 객관적인 시각으로 잘 쓰여져 있는데, 다만 기억력이 나쁜 나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문제인 것이, 워낙 한자로 된 이름이 많이 나와서 나중에는 이 사람이 앞에 나왔던 사람인지 아닌지 무척이나 헷갈렸다. 아무래도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다루다보니, 지면이 한정될 수 밖에 없는데, 그래서 세세한 소개까지는 불가능했던 것도 사실이다. 원래 중국 역사에 어느정도 지식이 있고, 중국에 대해서 친근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별 문제없이 읽을 수 있었겠지만, 한자라면 거의 그림같이 보이는 나에게 이 책은 조금 버겁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편집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고, 가능하면 시간의 흐름과 각 나라의 관계에 따라서 서술을 하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 덕분에 엄청나게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워낙 많은 나라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고, 많은 지도자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바람에 지도에게 감을 잡기도 꽤나 힘들었다. 각 나라에 대해서 세부적인 설명을 하는 것은 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렵기도 했겠지만, 역시 나와 같은 역사 초심자가 읽기에는 조금 힘들게 여겨진다.

 

그래도 과거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예측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중국의 역사가 상당히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지금의 중국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거의 끝에 가서야 저자의 의견이 나온다. 상당히 오랜 시간을 거쳐서 왔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들이고 설득력이 있었는데, 앞으로 중국의 모습은 결코 붕괴되는 일이 없이 중원에서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렇게 막강한 나라 옆에 있는 우리나라는 외교의 자세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옛 중국 서적에서 나오는 말처럼 가까운 나라와는 견제하고, 멀리있는 나라와 친분을 맺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본과 중국간에는 얻을 것은 얻고, 버릴 것은 버리는 실리 외교를 추구하고, 미국이나 서방 국가와는 좀 더 적극적인 친분관계를 쌓도록 노력하라는 것인데, 아예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본다. 옆에 있는 나라로서는 식민지라는 것이 꼭 군사적으로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식민지화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니 말이다.

 

정치를 전공한 저자가 이렇게 중국의 역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에 놀랐고, 그 와중에서도 각 나라의 외교 관계를 가능하면 명쾌하게 정리해놓는 기술에 대해서도 다시금 놀랐다. 이렇게 중국을 면밀하게 연구한 덕분에 중국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지 않았나 싶다. 중국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