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 다른 생각, 그러나 다투어야 할 생각
이일훈 지음 / 사문난적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축에 대해서 단상을 적은 책들은 무척 많다. 그런데 보통 그런 책들은 일반 사람들이 읽기가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결코 어려운 말은 쓰여있지 않다. 하지만 극히 주관적인 저자의 생각은 가득 담겨있다. 아마 내가 요즘에 읽은 책 중에서 저자의 색깔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 책이 아닐까 싶다.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저자의 글들이 각 꼭지별로 담겨있는데, 생각보다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아마 숲과 관련된 환경 단체에서 활동하는 저자의 이력 덕분에 숲을 보존하고 확대하자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이 실려있다. 월간지에 연재했던 글이라서 특별히 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환경주의자의 입장을 극명하게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평소의 나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나도 건축을 전공하고 지금까지 건축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나친 개발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개발을 자제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생태 환경을 확대해야한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 저자의 생각이다.

 

건축을 하면서 환경 운동을 한다는 것은 그리 풍족한 삶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특히 저자가 하고 있는 일은 건축 설계로 시공과는 별개의 업무 영역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숲을 살리는 일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적인 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숲을 확장해야한다는 말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해가 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특히 그 땅을 가지고 있는 소유주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분명히 자신의 눈에 보이는 이익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조건 후손들을 위해서 자연을 보존해야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국가가 가지고 있는 재산이라고 할지라도 아무런 이득없이 그냥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분명히 그 땅을 활용하면서 나올 이득이나 가능성은 국민들의 또 다른 복지를 위해서 쓰여질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계획을 가지고 개발을 한다면 환경을 보존하고 이익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단순히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탁상공론적인 생각만 나열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친환경 주택을 짓자는 생각은 찬성이다. 저자의 생각도 비슷하지만, 벽에 흙을 바르고 온돌을 깐다고 해서 친환경 주택이 되지는 않는다. 근본적으로 그 집을 운용하기 위해 들어가는 에너지를 최소로 하고,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고 나서야 친환경 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소규모 주택은 작은 돈을 가지고 있는 개인들이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가능하면 적은 돈을 가지고 건축을 하려고 하는데, 내 생각은 돈을 적게 들인만큼의 적은 품질의 집이 나온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절대적으로 소요되는 공기와 작업량이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집을 짓는다면 어딘가 모자랄 수 밖에 없다. 또한 중간에 충분히 생각을 하고 짓지 않으면 설계 변경을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데, 이미 시공했던 부위를 바꾼다면 그것 또한 건물의 품질이 낮아지는 원인이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참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생각들 중에는 나와 비슷한 생각도 있고, 다른 생각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구가 사람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다른 생물도 함께 공존한다는 생각으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나는 환경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동안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 환경과 건축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다른 생각을 통해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이 책을 읽는 시간 내내 상당히 신선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나와는 다른 생각, 다른 이념들을 많이 접해보고 생각해본다면 자신의 사고 영역을 넓히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생각이 나와 같은지 다른지 궁금한 사람은 직접 이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